고종사촌 나기진 씨 "친형보다 더 따르던 형님"
초교 동창의 가족 "두 시간 넘게 걸어서 등하교하던 노 전 대통령 기억"
노태우 전 대통령이 초등학생으로서 유년을 보낸 대구 동구 백안동 마을에는 아직도 고종사촌과 초교 동창이 살고 있다. 이들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에 과거 추억을 떠올리며 "너무 슬프고 안타깝다"고 입을 모았다.
대구 동구 백안동에는 노 전 대통령이 다녔던 공산초등학교가 있다. 이 마을에는 노 전 대통령의 고종사촌인 나기진(84) 씨가 7대째 살고 있다. 나 씨는 "노 전 대통령은 친형제보다도 더 친하게 지냈던 형님"이라며 "평소에 나를 도와주려고 많이 애쓴 분이라 '그립고 슬프다'는 말로도 부족하다"고 심정을 말했다.
어릴 적 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노 전 대통령은 평소 아버지 사진을 갖고 다니면서 많이 그리워했다고 나 씨는 기억한다. 기타를 좋아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노 전 대통령은 노래를 잘했고, 특히 '베사메 무초'가 애창곡이었다고 한다.
노 전 대통령이 육군 중위였을 때, 나 씨는 대구 칠성동 외삼촌 집(노 전 대통령의 삼촌 집)에서 노 전 대통령과 함께 살았다. 그 집에서 노 전 대통령과 한방을 쓰면서 이불을 함께 덮을 정도로 각별했다고 한다. 같이 생활하면서 당구장을 함께 가거나, 심심하면 씨름도 했다.
그 당시 노 전 대통령은 김옥숙(영부인) 여사와 연애를 하고 있었다. 나 씨가 동네를 돌아다니다가 김 여사와 마주치면, 김 여사가 나 씨에게 '형님(노 전 대통령)을 불러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백안동에는 같이 공산초교를 다닌 나재수(90) 씨도 살고 있다. 노 전 대통령보다 한 살 위인 재수 씨는 현재 몸이 불편해 아내인 손만생(89) 씨가 당시 추억을 전했다. 노 전 대통령이 집권할 당시 재수 씨는 구의원이었다. 공산초교 6학년 전체 학생을 전세버스 3대에 나눠 태우고 청와대를 다녀왔다고 한다.
손 씨는 "노 전 대통령이 초등학교를 다니던 당시에는 주변에 학교가 공산초교뿐이어서 현재 생가 마을에서 왕복 2시간이 넘는 길을 통학했다"며 "지역을 위해 많은 일을 한 분이 세상을 등져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만도 공산초교 교감은 "서거 소식을 듣고 마음이 먹먹했다. 정치적인 것들을 떠나서 우리 학교를 졸업하고 자라는 후배들을 위해서 많은 관심을 가지셨던 분이셨기 때문이다"며 "기념비와 친필 붓글씨가 현재 학교에 남아 있다. 강당도 새로 지어주고 준공식 땐 우리 학교 아이들과 마을 어르신들 모아 잔치도 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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