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점도 있지만 자기 고향에서 가장 조명되지 않은 대통령"
26일 세상을 떠난 노태우 전 대통령의 고향 대구 용진마을이 숙연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노 전 대통령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대구 동구 팔공산 자락의 50여 가구가 사는 신용동 '용진마을'의 노 전 대통령 생가에선 관람객 10여 명이 주변을 둘러보거나 노 전 대통령 동상 앞에서 명복을 빌었다.
노 전 대통령 생가는 용진마을 460여㎡ 터에 안채, 사랑채 등 건물 3채가 면적 60여㎡ 규모로 지어졌다. 노 전 대통령은 1932년 이곳에서 태어나 1945년 공산국민학교를 졸업하고 대구공립공업고등학교(현재 대구공업고)에 진학할 때까지 이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문중이 대구시에 생가를 기부채납해 대구 동구청이 문화관광해설사, 환경미화원을 두고 관리해 왔다.
이날 단풍철이 다가온 팔공산에 행락객이 몰린 가운데 낮에만 관광객 100여 명이 노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했다. 주변 주민들은 밭일을 나가 집에 없었다. 마을에는 노 씨 외에 노 전 대통령과 10촌 되는 집이 3가구 정도 사는 것으로 전해졌다.
생가 근처에 사는 노 전 대통령 7촌 조카 노재달 씨는 "건강이 안 좋은 건 알고 있었지만 갑자기 소식을 전해 들으니 정신이 없다"고 말했다.

채봉수 신용동 통장은 "제 아버지하고 노 전 대통령이 친구 사이셨다. 제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 아들 노재현 씨가 항상 인사하러 오곤 했다"며 "노 전 대통령은 영원한 마음의 대통령"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생가 문화관광해설사인 채건기(60) 씨도 "고향 주민으로서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그런 기분이다. 88 올림픽 유치, 국민연금과 국민건강보험 시작, 북방 외교 등 업적이 많았다"고 말했다.
인근 연경지구에 사는 이기병(80) 씨는 "팔공산 등산을 와서 생가에 잠시 들렀다가 소식을 접했다"며 "이렇게 좋은 고향을 놔두고 병원에 그렇게 계시다가 가시다니 한 많은 삶을 살았다"며 애석해했다.
생가 관람객 김혜진(79) 씨도 "착잡하다"며 "여느 대통령과 다르게 우리 지역에서 대통령이 나시고 또 돌아가셔서 그렇다"고 말했다.
한 주민은 "지역 주민으로서 전직 대통령 시절 아쉬운 점도 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은 자기 고향에서 가장 조명되지 않은 대통령"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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