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 후 '위드 코로나' 벨기에·네덜란드서 코로나 감염 ↑

입력 2021-10-21 19:10:00

방역 조치 대폭 완화…백신 접종률 덴마크 88%, 벨기에 85.8%, 네덜란드 79.2%

최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담 광장에 모인 시위대가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정부의 코로나19 규제조치를 성토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담 광장에 모인 시위대가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정부의 코로나19 규제조치를 성토하고 있다. 연합뉴스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자 방역 조치를 대폭 완화하거나 해제하는 등 '위드 코로나' 태세로 전환한 벨기에와 네덜란드, 덴마크 등지에서 감염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21일(현지시간) 벨기에 매체 RTBF에 따르면 지난 18일 벨기에의 신규 확진자는 약 6천500명으로, 2차 유행이 한창이던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많았다.

신규 입원 환자는 14∼20일 한 주간 평균 88명으로 전주보다 53% 증가했다. 입원해 치료받는 환자도 20일 기준 997명으로 전주보다 27% 늘었다. 코로나19 감염자 1명이 전염시키는 사람 수를 나타내는 재생산 지수도 같은 날 1.33을 기록했다.

벨기에는 지난 여름부터 봉쇄를 서서히 완화했다. 확진자와 입원환자 수가 안정되고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자 이달 초 상점 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나이트클럽 영업 허용 등 다수 제한 조치를 추가로 완화하고 '코로나19 패스' 사용을 확대했다.

이 패스는 백신 접종 완료, 검사 '음성' 또는 '양성' 판정 뒤 회복 사실을 보여주는 증명서다. 벨기에를 비롯한 상당수 유럽 국가에서 요식업종, 대중 시설을 이용할 때나 일정 규모 이상의 실내외 행사에 참여할 때 제시한다.

프랑크 판덴브루커 벨기에 보건부 장관은 20일 "우리는 감염 4차 유행 초기다"라며 마스크 착용, 코로나19 검사, 백신 접종 등을 강조하고 재택근무도 너무 빨리 풀지 않는 것이 낫다고 주장했다.

네덜란드에서도 12∼19일 일주일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전주보다 44%, 입원 환자가 20% 이상 각각 늘어났다. 입원 환자 대부분은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다. 이에 따라 백신 접종률이 낮은 지역 일부 병원은 일반 진료를 취소하기도 했다.

지난 4일 기준 재생산 지수도 1.20으로 높은 편이었다.

네덜란드도 지난달 25일 코로나19 제한 조치 대부분을 완화하고 식당, 술집, 문화 행사 등에 갈 때 백신 접종 증명서인 '코로나 패스'를 제시하도록 했다.

네덜란드 당국은 "이 같은 확진자 증가는 최근의 제한 조치 완화와 관련됐고 계절적 요인이 복합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인근 국가인 덴마크의 마그누스 헤우니케 보건부 장관도 20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20일 기준 덴마크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천127명으로, 8월 24일 이후 두 달 만에 가장 많았다.

헤우니케 장관은 "재생산 지수는 1.0으로,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감염률은 계속 올라갈 수 있다"면서 "최근 확진자와 입원환자가 증가하기는 했지만 백신 접종 덕분에 지난해 봉쇄로 이어졌던 지난해 겨울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덧붙였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에 따르면 21일 기준 성인 가운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모두 마친 사람의 비율은 덴마크 88%, 벨기에 85.8%, 네덜란드 79.2%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