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재형 "文정부, 정책 방향 자체가 잘못돼…본선 안정적인 洪이 최선"

입력 2021-10-21 11:44:05 수정 2021-10-21 11:46:40

"네거티브 선거전 가면 與 재집권 기도 성공 가능성"
"洪 부족한 점, 내가 보완할 수 있다… 시너지 효과"
이재명엔 "수단 방법 안 가리는 위험한 캐릭터" 우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21일 매일신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21일 매일신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21일 내년 대통령 선거에 관해 "여야 후보의 도덕성과 의혹에 관한 네거티브 선거전 양상으로 흐른다면 양쪽 강성 세력끼리의 세 대결이 되고, 지지층 결집을 통한 여당의 재집권 기도가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전날(20일)부터 대구경북에서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 지원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최 전 원장은 이날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최 전 원장은 "과거 대선 병풍 사건에서도 보듯, 현재의 여권은 없던 일도 지어내서 선거판을 흔들어대는 일이 있다"며 "민주당에서 이재명 후보가 나오고, 여러 의혹이 있는 후보(윤석열)가 나와 네거티브 선거전으로 흐르게 되면 우리가 정말 이슈로 삼아야 할 문 정부의 실정 책임 추궁 문제와 국가의 장래에 대한 논의가 묻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선거가 그런 양상으로 흐르면 국민들이 식상해져 외면하고, 결국 강성세력끼리의 세 대결이 돼 지지층 결집을 통한 여당의 재집권 기도가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 이를 막아야 하고,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21일 매일신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21일 매일신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최 전 원장은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했다가 컷오프된 뒤 홍준표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계파가 없으면서 국정 경험과 정책 역량이 충분하고, 미래 주역이라고 할 수 있는 2030 젊은 청년들의 지지 측면에서도 (홍 후보가) 가장 나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본선에서는 당내 경선과 차원이 다른 여당의 집요한 검증과 공세를 이겨내야 하는데, 본선 경쟁력의 안정성 역시 비교 우위에 있다고 봤다"고 덧붙였다.

최 전 원장은 "홍 후보의 부족한 점을 내가 보완해줄 측면이 분명히 있고, 홍 후보를 지지하고 싶지만 약간 부족하다고 (국민들이) 판단하는 부분을 보완해주는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 전 원장은 컷오프 직후 "정치 행보를 이어가겠다"고 밝혔었다. 이에 따라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의원직 사퇴로 공석이 된 서울 종로를 중심으로 출마설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그러나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향후 계획에 관한 질문에는 "홍 후보의 승리가 우선"이라며 말을 아꼈다.

최 전 원장은 "현재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지는 않고, 다만 대선 과정에서는 우리 당 후보를 위해 할 역할이 있다면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 향후에 어떤 역할을 할지도 고민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종로 출마설에 관해서는 "어느 지역구에 관심을 갖고 기반을 닦거나 하는 것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 현재로서는 지역구에 출마해 정치의 기반을 마련할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당에서 출마 요구가 있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는 "그때 고민해보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감사원장 시절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핵심 정책 중 하나였던 경북 경주 월성원전 1호기 조기폐쇄 사건에 칼날을 들이대며 인지도를 높인 최 전 원장은 감사원장 시절 정권의 압력에 관한 질문에는 "이전 정부와 큰 차이가 나는 것 같지는 않고, 다만 정책 방향 자체가 잘못된 것들이 많았다"고 날을 세웠다.

최 전 원장은 "공무원들이 정권에 대해 순치된 그런 분위기가 있는 건 똑같지만, 이 정부 들어서는 자유민주주의 기본 질서나 시장경제에 반하는 여러 정책을 쏟아냈다는 게 문제"라며 "공직사회 자체가 '아니오'라고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고, 각 부서 책임자들을 이미 코드가 맞는 사람으로 다 채워버렸기 때문에 그 밑에 정말 실무 책임자인 국장급에서 이야기를 해봐도 잘 먹히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20일 대구시당에서 열린 '대장동 비리 관련 특검 촉구' 기자회견에서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얘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20일 대구시당에서 열린 '대장동 비리 관련 특검 촉구' 기자회견에서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얘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연관된 '대장동 의혹' 국정감사에 관해서는 "여당에서 증인 채택을 거의 동의해주지 않았고, 자료도 핵심적인 자료는 경기도가 제출하지 않았다. 이 후보가 '정면 돌파' 했다는 분석이 있는데, 사실상 '정면 거짓말'이었던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최 전 원장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자기 이익을 포기한 건데, 그러면 배임 아니냐. 그걸 몰랐다는 것은 무능하고 무책임한 건데, 이 후보의 평소 업무하는 스타일을 보면 과연 몰랐다는 말이 사실인지에 대해 강한 의문이 든다"고 했다.

이어 이 후보에 관해서는 "능수능란하고, 목적 달성을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위험한 캐릭터를 가진 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국가의 장래보다는 당장 인기에 영합할 수 있는 정책을 많이 주장하고 국가의 외교안보 방향도 친중반미 쪽으로 흐르는 방향을 잡은 것 같아서 이 분이 집권하면 국가적으로 어려운 방향으로 갈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