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대출 규제에 실수요자 '혼돈'
전셋값 증여분만큼 대출 한도 제한…이달 말부터 모든 은행 대출 재개
대출 못 받아 계약금 떼인 세입자 "규제로 금전적 피해" 소송 움직임
오락가락 대출 규제에 전세 실수요자들이 혼돈에 빠졌다.
금융당국이 전세대출을 총량관리 한도에서 제외하기로 하면서 그동안 대출 문제로 어려움을 겪던 실수요자들은 일단 한숨을 돌렸지만, 전세대출이 또 막히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이 전세 구하기 전쟁으로 번지고 있다.
◆숨통은 다시 트였지만…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전세대출을 가계대출 총량규제 한도에서 한시적으로 제외한다고 밝히면서 시중 은행들이 전세자금 대출 재개에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달 6일 "가계부채 관리는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전세대출 등 실수요자가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정책 노력을 기울여 주기 바란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앞서 금융당국의 규제 방침에 시중은행들이 너도나도 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 실수요자들의 반발이 컸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가뜩이나 올라버린 집값에 빌려야 하는 금액이 늘어났는데 갑자기 대출을 막아버리면 어떻게 하느냐" 등 집단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시중 은행들이 전세자금 대출에 다시 나서면서 실수요자들의 숨통도 트일 것으로 보인다.
NH농협은행은 지난 8월 중단한 전세자금 대출을 18일부터 재개했다. KB국민은행은 지점별로 관리해오던 가계대출 취급 한도에서 전세대출을 제외하기로 했다. 우리은행도 늘어난 대출 여력만큼 지점별로 관리하던 전세대출 한도를 추가 배정할 방침이다.
다만 이달 말부터 모든 시중은행은 전세대출 한도를 전셋값 증액분만큼으로 제한한다.
예를 들어 전셋값이 4억원에서 6억원으로 2억원 올랐다면 세입자는 기존에는 전세보증금의 80%인 4억8천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었지만, 이달 말부터는 증액분인 2억원까지만 가능하다.
전세대출 재개에 일단 환영한다는 반응이 나온다.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전세 세입자라 걱정했는데 다행이다", "실수요자들 숨통 좀 트이겠다"는 등의 글이 잇따라 올랐다.

◆이번에는 전세 구하기 전쟁?
다만 정부가 이번 대출규제 철회를 '연말까지'로 한정해 무주택자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새 전세를 얻어야하는 때 혹시나 대출이 중단될 지도 모른다는 걱정에 안절부절하는 세입자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까닭에 연말 안에 어떻게든 대출을 받으려는 실수요자 문의가 은행 창구로 빗발치고 있다.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이 또 막히기 전에 서둘러 전세계약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전세 실수요자들은 "이제는 집 없는 서민을 상대로 대출 선착순을 세우는 것이냐"는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정부의 오락가락 정책을 비난하는 전세 실수요자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최근에 대출을 못 받아 계약금을 물어주고 계약이 파기됐다"며 "정부의 일관성 없는 규제로 입은 금전적 피해를 어떻게 보상할 거냐"는 글이 올라왔다.
정부 정책이 오락가락하는 사이 수많은 세입자와 입주 예정자가 계약을 놓치거나 반전세로 바꾸는 등 직간접 피해를 입은 게 사실이다. 계약금을 떼인 세입자가 정부를 상대로 집단소송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까지 흘러 나온다.
다른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정부의 탁상행정으로 현장 혼란만 가중됐고, 그 과정에서 애꿎은 실수요자들만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정부가 별다른 전세 세입자 대책 없이 대출만 조이려고 할 때부터 이 같은 정책 혼선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등 실수요자들의 성토 글이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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