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달·삵…법정보호종 로드킬 경북이 1위

입력 2021-10-18 15:00:43 수정 2021-10-18 21:21:22

지난해 84건 접수, 10건 중 3건꼴…전체 건수·다발구간 분포도 2위
동물 유도울타리·주의표지판 등 현장 상황에 맞는 저감대책 필요
로드킬 다발구간 상주 3, 구미·영주 각 2, 예천 1개소

경북 영주시 장수면 일대 로드킬 다발구간. 출처: 국립생태원 '로드킬 다발구간 정밀조사' 보고서

경북 예천군 감천면 일대 로드킬 다발구간. 출처: 국립생태원 '로드킬 다발구간 정밀조사' 보고서

전국의 법정보호종(수달, 삵 등) 로드킬 발생 10건 중 3건은 경북지역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야생동물 로드킬 다발 상위 구간도 16%가 경북지역에 밀집해 전국 2위 수준의 여건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상주와 영주, 예천 등 북부권 시군 도로에서 이런 로드킬 발생이 잦아 저감 대책 및 운전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18일 국립생태원의 '로드킬 다발구간 정밀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월~11월 전국 국도·고속도로 등에서 수집된 로드킬 발생 건수는 고라니 5천380건(49.9%), 너구리 1천86건(10.1%), 노루 567건(5.3%), 삵 168건(1.6%), 족제비 145건(1.4%), 기타 3천428건(31.7%) 등 총 1만774건이었다.

지역별로 경기도에서 2천 건 이상 접수됐고 경북에서도 1천500건 이상 신고돼 전국 2위를 기록했다.

이는 경북에 로드킬 다발구간이 다수 분포한 결과로 풀이된다.

국립생태원, 도리관리청 등이 로드킬 정보시스템을 통해 2019년 수집된 정보를 분석해 도출한 다발구간 50개 가운데 8개가 경북지역에 위치했다. 충남이 15개(30%)로 가장 많았고 경북과 충북이 각각 8구간(16%)으로 뒤를 이었다.

이러한 결과가 지난해 조사에 실제 수치로 반복된 셈이다. 시군별로 상주 3개, 구미·영주 2개, 예천 1개 등으로 로드킬 다발구간이 분포했다.

수달과 삵과 같은 법정보호종만 별도로 추려 집계(지난해 1월~11월)하면 경북의 집중도는 더욱 증가한다.

이 기간 삵 168건, 수달 67건 등 총 289건의 법정보호종 로드킬 발생이 접수됐는데 경북에서 84건이 신고돼 29.1%가 몰렸다. 이어 충북 40건(13.8%), 경기 32건(11.1%) 순으로 많았다.

2018년 6월~지난해 9월까지 수달(165건), 삵(415건)의 로드킬 다발구간만 분석했을 때 총 12개 구간 중 무려 8구간(예천 3, 안동 2, 봉화·영주·문경 1)이 경북에 집중 분포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경북은 면적대비 야생동물 서식지(농경지, 임야) 비율이 높고 도로 연장도 길어 로드킬이 잦다고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도로관리청 등은 현장 상황에 적합한 야생동물 유도울타리, 주의표지판, 과속·구간단속카메라 등으로 로드킬 저감 방안을 제시하는 게 필요하다"면서 "운전자는 규정속도 준수와 전방 주시 등으로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번 정밀조사 보고서에는 대구시 수성구에 위치한 두꺼비 대규모 산란지인 망월지와 관련한 대책도 포함돼 눈길을 끈다.

망월지를 중심으로 북서쪽으로 욱수산과 연결돼 있는 구간, 남서쪽으로 주차장 입·출구를 제외한 전구간에 양서·파충류 유토울타리 설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두꺼비 번식기 불광사 경북불교대학교 주차장 통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