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vs 윤석열 '대장동' 두고 정면 충돌 잦은 이유는?

입력 2021-10-17 17:20:59

이재명 "10년전 대장동 부실수사, 동문서답 말고 대출비리 수사제외 이유 밝혀라"
윤석열 "이재명 배임행각 상습적… 李 패밀리가 국민 약탈 행위"
與, 대장동·고발사주 TF 가동 vs 野, 李참석 국감에 "특검 수용하라"

이재명 대선 후보가 15일 오전 서울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선 후보가 15일 오전 서울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17일 대장동 사건을 두고 또다시 정면으로 맞붙었다.

각종 여론조사 지지율 1, 2위를 다투는 여야 유력 대선주자가 연일 서로를 겨냥한 강도 높은 공격을 직접 쏟아내는 이유에 대해 정치권에선 각자 당내에서의 주도권 구축과 본선을 고려한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 후보는 이날 이 후보에 대해 "배임 행각이 상습적"이라며 "이재명 패밀리의 국민 약탈을 제가 막겠다"며 태세를 공격으로 전환했다.

윤 후보는 페이스북 글에서 이 후보의 성남시장 시절 '백현동 옹벽 아파트 용도변경 건'과 '구 백현유원지 부지 관련 의혹'을 거론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백현동 옹벽 아파트 건'에 대해 "2015년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은 백현동 구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에 대해 '자연녹지지역'을 '준주거지역'으로 4단계나 용도를 상향 변경해줬다. 용도변경이 되지 않아 여덟 차례나 유찰된 땅이었는데 시행업체에 이 후보의 선대본부장이던 김인섭이 들어가자마자 용도 변경을 해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후보 특혜로 시행업체는 막대한 분양이익 3천142억원을 챙겼고, 그의 측근 김인섭은 시행업자에게 지분 25%를 요구해 소송 끝에 70억원을 받아냈다. 성남시 인허가 관련 로비 때문 아니었을까"라며 "유동규와 화천대유가 맺은 관계와 매우 흡사하다"고 비판했다.

윤 후보는 "이 후보와 그의 측근, 막대한 개발이익을 나눈 업체들, 가히 이재명 패밀리가 저지른 '상습 배임 행위'는 국민 약탈, 국가 배신행위"라며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하던 버릇을 못 버리고 더 큰 약탈 행위를 하려 하지 않겠나. 이런 이재명 패밀리의 집권, 제가 막겠다. 국민의 재산, 제가 지키겠다"고 맹공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윤 후보를 향해 "만약 비리 혐의가 있는데도 수사를 고의로 피했다면 그건 직무유기 중범죄"라고 반격에 나섰다.

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부산저축은행 부실대출 수사 주임검사로서 이 명백한 대출 비리 사건은 왜 수사대상에서 제외되었는지 납득할만한 해명을 재차 촉구한다"면서 "대통령 하시겠다고 평생직업 검사 사퇴하며 '열공'한다 해서 나름 기대했는데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다. 시간이 갈수록 누구에게 뭘 배우셨는지 이해 못 할 말씀만 늘어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천공스승에게 그렇게 배우셨나요. 아니면 손바닥에 '王'자 새겨 주셨다는 할머니에게 배우셨나요"라고 비꼬았다.

전날 이 후보는 10년 전 '대장동 대출' 관련 검찰 수사와 관련해 "윤 후보가 부산저축은행 수사 주임 검사로서 대장동 대출 건을 수사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구속될 사람은 이재명이 아니라 윤 후보"라고 부실수사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2011년 대검이 부산저축은행을 대대적으로 수사했는데 수사 주임 검사는 중수2과장 윤 후보였다. 당시 부산저축은행은 약 4조6천억원을 불법대출해 문제가 됐는데, 대장동 관련 대출은 수사대상에서 제외됐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오른쪽)와 선거대책위원장으로 합류한 주호영 의원(왼쪽)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주 의원 영입 기자회견을 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오른쪽)와 선거대책위원장으로 합류한 주호영 의원(왼쪽)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주 의원 영입 기자회견을 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자 윤 후보 측은 '물 타기 공세'를 중단하라고 즉각 반박했다.

윤 후보 캠프의 김병민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대장동 개발 비리가 이재명 게이트임이 분명해지자 코미디 같은 프레임으로 또다시 물 타기를 하고 있다. 만일 대장동에 사업하려는 회사에 대한 대출이 배임죄로 기소되지 않았다면 직접 시행사업을 한 게 아니라 일반 대출로서 배임죄를 적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며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려면 범죄혐의를 파악하고도 덮었다는 근거를 대라"고 맞받았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고발사주 국기문란 진상규명 TF' 회의에서 주요 일간지 지면에 '윤석열 징계' 관련 법원 판단 보도기사가 없다고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6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6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에서 '대장동 게이트 특검 촉구' 도보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