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일본 총리, 야스쿠니신사 공물 봉납… 정부 "실망과 유감"

입력 2021-10-17 17:30:09

외교부, 기시다 야스쿠니 공물 봉납에 "깊은 실망과 유감"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일본 수도 도쿄의 야스쿠니 신사에 17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가 봉납한 공물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일본 수도 도쿄의 야스쿠니 신사에 17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가 봉납한 공물 '마사카키'(왼쪽)가 보인다. 마사카키는 신단이나 제단에 바치는 비쭈기나무(상록수의 일종)를 말한다. 기시다 총리는 야스쿠니신사의 추계 예대제(例大祭·제사)가 시작된 이 날 취임 후 처음으로 '내각총리대신 기시다 후미오' 명의로 공물을 봉납했다. 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17일 총리 취임 후 처음으로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신사에 공물을 봉납했다.

NHK와 교도통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야스쿠니신사의 추계 예대제(例大祭·제사)가 시작된 이날 '내각총리대신 기시다 후미오' 명의로 '마사카키'(眞신<木+神>)라는 공물을 봉납했다.

'마사카키'는 신단 또는 제단에 바치는 비쭈기나무(상록수 일종)를 말한다.

기시다 총리는 17~18일 추계 예대제 기간 신사를 직접 참배하는 하지는 않을 방침이라고 교도통신과 지지통신은 전했다.

기시다 총리가 직접 참배하지 않는 것에 대해 "중국, 한국과의 외교 관계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피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지지통신은 해석했다.

전임자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전 총리도 재임 중 태평양전쟁 종전일(8월 15일)과 춘계 및 추계 예대제 때 직접 참배 대신 공물 봉납을 선택했다.

스가 전 총리는 이날 퇴임 후 처음으로 야스쿠니신사를 직접 참배했다고 교도통신은 보도했다.

스가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총리 퇴임 13일 만이다.

이와 관련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는 2차 집권 이듬해인 2013년 12월 야스쿠니신사를 직접 참배해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강한 반발을 초래했다.

아베 전 총리는 그 후 재임 기간에는 공물만 봉납하다가 퇴임 후에는 태평양전쟁 종전일과 춘계 및 추계 예대제 때 매번 직접 참배하고 있다.

그는 추계 예대제를 앞둔 지난 14일에도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며 유감을 표했다.

외교부는 이날 대변인 논평을 내고 "정부는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에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급 인사들이 또다시 공물을 봉납하거나 참배를 되풀이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의 책임 있는 인사들이 신내각 출범을 계기로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촉구하는 바"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