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 시위는 해도 노조는 싫다"…민노총에 선그은 스벅 직원들

입력 2021-10-09 13:45:47 수정 2021-10-09 13:50:51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강남역 인근 도로에 스타벅스 직원들의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문구가 적힌 트럭이 정차해있다. 이번 트럭시위는 지난달 28일 실시된 스타벅스의 다회용 컵 무료 제공 이벤트가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스타벅스가 음료 주문 시 다회용 컵을 무료 제공하는 이벤트를 벌이자 매장에는 고객이 몰려 북새통이 됐다. 연합뉴스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강남역 인근 도로에 스타벅스 직원들의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문구가 적힌 트럭이 정차해있다. 이번 트럭시위는 지난달 28일 실시된 스타벅스의 다회용 컵 무료 제공 이벤트가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스타벅스가 음료 주문 시 다회용 컵을 무료 제공하는 이벤트를 벌이자 매장에는 고객이 몰려 북새통이 됐다. 연합뉴스

민주노총이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트럭 시위를 벌인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매장 직원들(파트너)에게 "노조가 필요하다"며 노조 결성을 제안했지만, 파트너들은 "민노총은 트럭 시위와 교섭을 시도하지 말라"며 거절했다.

스타벅스 트럭 시위를 주도한 파트너는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민노총에서 스타벅스 파트너들이 민노총과 손잡고 노조를 창설해야 한다는 논평을 발표했다"며 "트럭 시위의 대표로서 공식적으로 답변하자면, 민노총은 트럭 시위와 교섭을 시도하지 말라"고 밝혔다.

해당 파트너는 "트럭 시위는 당신들이 필요하지 않다. 트럭 시위는 노조가 아니다"라며 "스타벅스는 노조 없이도 지난 22년간 식음료 업계를 이끌며 파트너들에게 애사심과 자긍심을 심어준 기업이다. 트럭 시위를 당신들의 이익 추구를 위해 이용하지 말라. 변질시키지 말라"고 경고했다.

해당 파트너의 이같은 경고는 지난 5일 민노총이 낸 '스타벅스 노동자에겐 노동조합이 필요하다'는 논평에 대한 답변으로 보인다.

민노총은 당시 논평을 통해 "민주노총은 스타벅스 노동자들의 트럭 시위 예고를 환영한다. 트럭 시위에 이어 노동조합을 결성할 것을 권한다"며 "노조를 결성해야 노동자들의 요구사항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민노총은 "트럭 시위로는 교섭할 수 없지만 노조는 조직적으로 교섭할 수 있다"라며 "스벅 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들겠다면 언제든지 달려가 지원하겠다"고 제안한 바 있다.

스타벅스 파트너들은 지난 7, 8일 이틀간 강남, 강북에서 트럭 2대를 동원해 처우 개선을 촉구하는 전광판을 단 채 시위를 진행했다.

강남에서는 트럭이 강남역-역삼역-선릉역-삼성역 등 주변을 오후까지 돌았다. 강북에서는 마포-상암-홍대입구-신촌 등을 돌았다.

트럭 전광판에는 직원 처우 개선과 과도한 마케팅을 지양할 것을 요구하는 문구가 흘러나왔다.

한 예로 강남역 일대에선 트럭 전광판에 "스타벅스 코리아는 과도한 판촉 비용 감축하고 인사 비용 강화하여 인력난 개선하라", "리유저블컵 이벤트, 대기음료 650잔에 파트너들은 눈물짓고 고객들은 등 돌린다" 등 문구가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