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박영수 인척' 분양업체 대표에 100억 건네…박영수子 관계사 근무(종합)

입력 2021-10-04 09:39:06 수정 2021-10-04 09:56:19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특혜를 받은 의혹이 제기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의 최대 주주 김만배 씨가 27일 오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서울 용산경찰서로 들어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특혜를 받은 의혹이 제기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의 최대 주주 김만배 씨가 27일 오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서울 용산경찰서로 들어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화천대유의 대주주 김만배(55)씨가 화천대유 법률 고문이었던 박영수 전 특별검사(69)의 인척으로 알려진 분양대행업체 A사의 이모(50) 대표에게 100억원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3일 CBS노컷뉴스는 "김만배씨가 지난해까지 화천대유 법인으로부터 장기대여금 명목으로 빌린 473억 원 중 100억 원은 분양대행업체 A사의 이 대표에게 전달됐다"고 보도했다.

이 씨의 분양대행업체는 대장동 개발 부지 15개 단지 가운데 화천대유가 직접 시행을 맡은 5개 단지의 분양을 모두 맡았으며, 2018년부터 4곳의 분양을 마쳤고, 나머지 한 곳은 지난달 분양을 시작했다.

같은 부지안에서 다른 건설사가 시공하는 5개 단지를 한 업체가 독점으로 분양대행을 맡는 건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박 전 특검은 이 대표가 운영 중인 유리 개발 업체 B사에서 2014년 1월 28일부터 같은 해 2월 26일까지 약 한 달 동안 사외이사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이에 대해 김 씨는 "이 대표가 '토목 관련 업체 B사의 나모 대표에게 빌린 돈, 20억원을 빨리 갚아야 한다'고 해서 빌려준 것"이라며 해당 돈 거래는 법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100억을 건네받은 이 대표는 취재진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김만배 회장에게 100억(원)을 대여받은 건 사실"이라면서도 "그 자금은 1원도 박 (전) 특검에게 전달된 바 없다. 계좌 조사를 받으면 명백히 밝혀질 것"이라고 박 전 특검과의 관련성은 부인했다.

박 전 특검 또한 CBS노컷뉴스 등을 통해 "화천대유 초기에 법률 고문만 하다가 8개월만에 특검을 가서 전혀 관여한 바 없다"며 "이 씨가 촌수를 계산하기 어려운 먼 친척이며, 그들 사이의 거래에 대해 관여한 사실이 없어 이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는 취지로 밝혔다.

수사당국은 100억원의 정확한 사용처와 박 전 특검과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도 박 전 특검 아들이 이 대표가 운영하는 또다른 회사인 C사에서 근무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박 전 대표 아들은 이씨가 대표를 맡았던 벤처업체에 수개월간 근무했다고 같은날 한겨레가 보도했다.

박 전 특검은 한겨레를 통해 "아들은 분양대행업체가 아닌 이 대표가 설립을 준비하던 골판지업체에 3개월간 근무하다 퇴직했다"며 "회사가 창립단계라서 (직원이) 관리직 임원, 다른 직원을 포함해 3명뿐이었다"는 취지로 밝혔다.

앞서 박 전 특검은 딸이 화천대유 직원으로 취직한 뒤 회사 소유 아파트를 초기 분양가로 싸게 분양받아 논란이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