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 줄이면 할인…'제로웨이스트' 시민들이 나섰다

입력 2021-10-03 18:07:45 수정 2021-10-03 19:25:58

시민사회 쓰레기 줄이기 캠페인
세면대에 휴지 대신 손수건, 소비자연대 쓰레기 없는 일상
상점 40곳과 '바리바리' 행사…분리수거에 인센티브도 제공

2일 대구 동촌유원지 일대에서 펼쳐진 플라스틱 리사이클링 청년마켓
2일 대구 동촌유원지 일대에서 펼쳐진 플라스틱 리사이클링 청년마켓 '제로스'. 아파트 주민들은 분리수거를 통해 획득한 포인트로 청년마켓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 최혁규 기자

추석 연휴의 여파와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문화 등으로 쓰레기 배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환경보호를 위해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는 운동)'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 2일 대구 북구 학정동 '베지하우스'. 이곳에서 사용하는 물품은 대부분 제로 웨이스트와 관련이 있다. 식당 한켠에 마련된 세면대에는 휴지 사용을 줄이기 위해 손수건이 마련돼 있었고, 테이크아웃 전용 음료 용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정광환(32) 대표는 "음식 포장은 친환경 소재인 사탕수수 찌꺼기로 만든 펄프를 사용한다. 음료포장도 최대한 친환경 용기를 사용하려 한다. 컵과 빨대 등 쓰레기가 많은 음료는 텀블러를 들고 온 고객에게만 판매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로 웨이스트를 위해 용기를 가지고 찾는 고객에게 할인을 제공한다"며 "쓰레기 줄이기 행사에 대해 고객 만족감이 정말 높은 편이다"고 했다.

대구녹색소비자연대는 오는 31일까지 상점 40여 곳의 점포와 소비자가 함께 쓰레기 없는 일상을 위한 '오늘도 바리바리'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소비자가 상점에 개인 용기를 지참해 일회용 포장재를 줄이면 할인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최송은 대구녹색소비자연대 활동가는 "이번 행사는 매장별로 소비자와 상인이 각자 노력하면 쓰레기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수치화하는 게 목표다"며 "축제 동안 새롭게 제로 웨이스트에 참여하시는 시민들에게 일회용 용기 사용의 문제를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사단법인 코리안키즈는 지난 8월부터 대구 동촌유원지 일대에서 플라스틱 리사이클링 청년마켓 '제로스'를 진행하고 있다. 아파트에서 배출된 플라스틱을 가져오면 100g당 100원의 포인트나 봉사점수를 제공한다. 이 포인트를 이용해 청년들이 창업한 업체에서 물품을 구입할 수 있다.

행사에 참석한 서모(27) 씨는 "최근 투명페트병을 분리하는 것 외에 평소 플라스틱 배출 방법에 대한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 제대로 된 배출 방법을 가르쳐 줘 내가 환경에 기여할 수 있다는 책임감 뿐만 아니라 포인트로 물건을 구입할 수 있어 다른 시민들의 참석을 유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조용란 코리안키즈 이사장은 "시민들에게 분리수거를 말로만 하라고 안내하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다"며 "분리수거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시민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목표다. 당초 6개월 동안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분리수거 문화가 정착될 때 까지 장기간 이어갈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