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의혹' 이재명 "국힘 비리" vs 이낙연 "직무유기"

입력 2021-09-30 19:34:42 수정 2021-09-30 20:28:30

민주당 대선후보 12차 TV토론회
'명-낙' 대장동 의혹 두고 "진상규명해야" vs "국민의힘에 문제 삼아야"
대장동 의혹, 與에 호재? 이재명·추미애 '○' 이낙연·박용진 'X'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들이 30일 서울 중구 TV조선에서 열린 방송토론회에서 각각 자신의 대통령에 대한 구상을 내세우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들이 30일 서울 중구 TV조선에서 열린 방송토론회에서 각각 자신의 대통령에 대한 구상을 내세우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세상을 바꾸는', 이낙연 '국민의 삶을 지키는', 추미애 '따뜻한 개혁', 박용진 '분노하는' 대통령.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 4명은 30일 열린 12차 TV토론회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특히 양강 주자인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성남시장 재임 시절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을 둘러싸고 크게 격돌했다.

민주당 경선 레이스의 판세를 결정지을 약 50만명 규모의 2차 선거인단 투표가 10월 3일까지 진행되고 있는 만큼 후보간 신경전이 더욱 거세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장동 의혹' 명-낙 격돌

이날 오후 5시 10분부터 TV조선 주관으로 열린 TV토론회에서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후보는 대장동 개발 의혹을 두고 난타전을 이어갔다.

이재명 후보는 자신을 둘러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해 '국민의힘 비리'라며 해명에 적극 나섰다.

이재명 후보는 "민관 합작을 하려면 민간 개발업자의 기술을 빌려야 한다. 마귀의 기술을 빌려야 한다. 마귀의 돈을 써야 하고, 마귀와 거래를 해야 한다"면서 "이렇게 개발하면서 일부 오염이 되는 것 같다"며 "그럴 가능성이 많아 이 사건은 (비리가 있으면) 앞으로 수사를 몇 번 받게 될 것이니 절대로 부정행위나 불공정해선 안 된다고 간곡하게 여러 번 이야기를 했다"고 해명했다.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왼쪽)와 이낙연 전 대표가 30일 서울 중구 TV조선에서 열린 방송토론회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왼쪽)와 이낙연 전 대표가 30일 서울 중구 TV조선에서 열린 방송토론회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자 이낙연 후보는 "수년 동안 몰랐다면 아무리 봐도 무능하고 직무유기"라며 합동수사본부를 통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이낙연 후보는 "이달 17일에 처음으로 '토건 비리를 발견하셨다'고 했다. 어떻게 처음 아신거냐"면서 "그 땅의 원주민은 공공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싼 값에, 입주자들은 민간이라는 이유로 비싸게, 토건 투기세력은 천문학적인 이익을 거뒀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낙연 후보가 "이재명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설계는 내가 했고, 실무는 유동규 씨가 했다'고 직접 말했다"고 몰아세우자 이재명 후보는 "일방적으로 하지마시라. 언론들이 증거도 없이 저를 공격하는데 최소한 민주당 후보로서 국민의힘에 문제를 삼아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맞섰다.

또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대장동 특혜 의혹에 연루됐다는 보도가 나온 것과 관련해 박용진 후보가 '유동규 씨가 연관돼 있으면 정치적 책임을 질 것이냐'고 질의하자 이재명 후보는 "관리하는 산하기관 직원이고 문제가 생겼으면 일선 직원이 그랬더라도 제 책임이다. 책임질 것"이라고 답했다.

'유동규 씨가 측근 아니냐'는 박 후보의 질문에는 "수없이 많은 산하기관 임원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30일 서울 중구 TV조선에서 방송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30일 서울 중구 TV조선에서 방송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장동 의혹, 與에 호재? 이재명·추미애 '○' 이낙연·박용진 'X'

주도권 토론에 앞서 열린 '○X답변' 코너에서 주자들은 '대장동 의혹은 민주당 선거에 호재인가'라는 질문에 엇갈린 답변을 내놓았다.

이재명·추미애 후보는 '○'를, 이낙연·박용진 후보는 'X'를 들었다.

이재명 후보는 "공공개발을 막고 민간개발이 100% 이익을 추구하려고 했던 세력은 국민의힘, 공공개발을 하겠다고 싸운 게 저 이재명"이라며 "민간개발업자들이 가진 투기이익을 취한 것도 국민의힘"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국민 여러분께서 공공개발을 꼭 해야 하는구나, 이재명이 열심히 했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대개혁'을 공약으로 내세운 추 후보도 "대장동 사건을 보고 추미애가 평소 '지대개혁'을 말하더니 미리 이번 사태를 예견했다고 생각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이낙연 후보는 "굉장히 복합적인 비리이자 진상규명하기도 만만치 않다"며 "의혹이 문재인 정부 시기에 발생했다는 게 큰 짐이다.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 할 때 일어났다는 것도 짐이다. 최소한 호재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박용진 후보도 "(호재라는) 표현 자체에 동의하지 못한다. 국민들 피눈물 흘린 사건"이라며 "여당이라 무한책임이 있다. 진영논리로 나눠서 말하면 국민들 보기에도 와닿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대선 경쟁자로 윤석열보다 홍준표가 더 수월하다'는 질문에는 추미애 후보만 '○'를, 나머지 후보들은 'X'를 들었다.

이재명 후보는 "윤석열 후보가 강력한 후보가 될 줄 알았는데 최근 청약통장이 집이 있어야 만드는 줄 안다거나 부정식품 발언을 듣고 놀랐다"면서 "정의로운 검사인지에 대한 신뢰가 깨지고 있어 국민들 평판도 나빠지지 않았을까 한다"고 말했다.

추미애 후보는 "윤석열 후보는 제가 '꿩 잡는 매'로 다 잡아놔서 후보가 되지 못할 것"이라며 "홍 후보는 사법연수원 동기고 같은 반에서 공부한 적도 있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30일 서울 중구 TV조선에서 열린 방송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30일 서울 중구 TV조선에서 열린 방송토론회에서 "나는 '따뜻한 개혁' 대통령이 되겠다" 를 내세우고 있다. 연합뉴스

◆"선거되니 나랏돈으로", "밀랍인형 같다"

후보들은 민주당이 추진한 언론중재법 개정안 처리 불발을 두고도 신경전을 벌였다.

박용진 후보는 추 후보를 향해 "언론중재법 개정안과 관련해 청와대와 당 지도부에서도 신중하게 처리하자고 하는데, 대통령 의견과 다른 건 알고 계시나"라고 따져 물었고, 추 후보는 "왜 청와대를 끌어 들이냐"고 반박했다.

박 후보는 이낙연 후보와 이재명 후보의 복지공약을 겨냥해 "당장의 표 때문에, 박수 받으려는 인기영합적인 공약"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추 후보도 이낙연 후보의 만 5세까지 매달 100만원의 양육비를 지급하는 등의 '돌봄 국가책임제'을 언급하며 "선거되니 나랏돈으로 뭐 해주겠다, 돈은 한정돼 있다. 정치는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면서 "감흥이 없고 너무 밀랍인형 같다"고 직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