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죽에 누런 기름때에 곰팡이까지"…던킨도너츠 공장의 위생상태

KBS 보도화면 캡처

유명 프랜차이즈 업체 '던킨도너츠'가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식품을 제조했다는 내부 폭로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 KBS는 던킨도너츠 안양공장에서 도넛 제조설비를 청결하게 관리하지 않아 위생 상태에 문제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KBS가 공익신고자의 제보를 받아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안양공장의 제조시설 환기장치에는 기름때가 껴있고 방울이 맺혀있다. 환기장치 바로 아래에는 밀가루 반죽이 놓여있었고, 반죽에는 정체불명의 누런 물질이 떨어져 있다. 해당 영상은 올여름 던킨도너츠 안양공장 5층에서 촬영된 것이다.

제보자는 반죽에 떨어진 물질에 대해 환기장치에 맺혀있던 방울이 떨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태민 식품 전문 변호사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녹물이나 기름때, 튀김 기름이 산화돼서 환기 장치에 붙어있다가 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KBS 보도화면 캡처

또 튀긴 도넛에 입히는 시럽 그릇 안쪽에서는 검은 물질이 발견됐다. 전문가들은 "해당 물질이 곰팡이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제보자는 "공장에서 세척과 소독 기준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영상 속 튀김기는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뜨거운 물에 약품을 타 세척하는 게 던킨도너츠의 내부 기준이지만, 중간관리자가 초과 물량을 맞추기 위해 기름만 교체해 설비를 계속 돌리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던킨도너츠를 운영하는 SPC그룹 산하 비알코리아는 "환기장치를 매일 청소하는데 누군가 의도적으로 청소 안 해 생긴 일"이라며 "밀가루 반죽에 묻은 누런 물질도 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또 시럽 그릇 안쪽의 검은 물질에 대해서는 "곰팡이가 아닌 기름때"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기름통은 일주일에 한 번씩 청소하고 사진도 촬영하고 있다"며 "청소를 하지 않았다면 본사 품질관리 담당자가 몰랐을 리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주·야간으로 밤새 돌아가는 이 공장은 던킨도너츠 전체 도넛 생산량의 60%를 만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공장은 지난 2018년에도 지자체 위생 점검에 적발돼 과태료 처분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영상을 확보해 KBS 측에 건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강은미 위원은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느라고 소비자의 안전이라고 하는 가치를 저버린 상황이라 SPC 그룹 차원에서 사과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