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세계 30번째로 동성결혼 합법화…국민투표 64.1% 찬성

입력 2021-09-27 10:39:32 수정 2021-09-27 10:43:49

26일(현지시간) 스위스 수도 베른에서 한 여성이 자신의 파트너와 포옹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스위스 수도 베른에서 한 여성이 자신의 파트너와 포옹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유럽의 대표적 보수국가인 스위스에서도 결국 동성 결혼이 합법화됐다. 스위스는 1990년이 돼서야 모든 여성의 투표권이 인정됐을 만큼 보수적인 국가 중 하나로 알려져있다.

26일(현지시간) AP,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스위스는 동성 결혼 합법화를 위한 전국민 투표에서 64.1%가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스위스는 26개의 모든 주(州)에서 찬성이 과반을 넘는 기록도 달성했다.

이로써 스위스에서도 동성 커플과 이성 커플이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법적인 기반이 마련됐다.

이번 투표 결과에 따라 스위스에서는 동성 커플도 합법적으로 결혼식을 올릴 수 있고 아이를 양육할 권리도 가질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대우가 발효되는 시점에 대해서는 정부가 별도의 절차를 거쳐 결정될 전망이다.

이번 투표에 앞서 스위스는 지난 2007년 동성 커플의 민법상 권리를 보장하는 '시민 결합(civil partnership)'을 인정하고 지난해 말에는 동성 결혼 합법화와 관련된 법안을 가결했다. 그러나 동성 결혼을 반대하는 시민 5만 명이 서명을 하면서 국민투표로 이어지게 됐다.

그간 스위스에서는 동성 결혼 합법화와 관련된 논쟁이 끊이지 않았다. 찬성론자들은 동성 커플도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이성 커플과 동등한 부부로서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고 반대론자들은 전통적인 가족상을 해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이번 국민투표를 통해 스위스는 전 세계에서 30번째로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국가가 됐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지난 2001년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유럽에서는 프랑스·독일·영국·스페인 등이 동성 결혼을 허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