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가장 처절한 외교정책의 실패로 기록되는 영국 총리 체임벌린의 '유화정책'은 판단 실패의 결과물이었다. 체코슬로바키아의 독일인 다수 거주 지역인 주데텐란트에 자치권을 부여하면 다른 요구는 않겠다는 히틀러의 거짓말을 참말로 믿은 것이다.
체임벌린은 주데텐란트 문제를 히틀러와 협상하기 위해 방독하기 전 히틀러를 미친놈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더욱 히틀러를 만나고 싶어 했다. 그렇게 하면 히틀러의 정신상태에 대해 그 나름대로 판단할 수 있고, 히틀러가 정상이면 히틀러를 미친놈으로 만드는 히틀러 주위의 미친놈들을 히틀러에게서 떼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본 것이다.
그러나 체임벌린은 첫 만남부터 히틀러에 완패했다. 독일 남부 베르히테스가덴에서 열린 1차 회담에서 히틀러는 주데텐란트 독일인들의 자율권 보장을 넘어 주데텐란트를 아예 독일 영토로 할양(割讓)하라고 요구했고, 체임벌린은 각료들과 상의도 없이 동의했다. 이에 대해 해군장관 더프 쿠퍼는 "주데텐란트 할양이 히틀러의 욕심의 끝인가 아니면 시작인가?"라는 핵심적인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한 체임벌린의 대답은 너무나 무책임했다. 각료들 각자가 알아서 판단해야 할 문제라는 것이었다.
체임벌린의 헛발질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구체적인 근거도 없이 히틀러가 미친놈이 아니라 고집 세고 까다롭고 변덕이 많지만 자신의 제한된 목표를 달성하면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생각을 바꾼 것이다. 그러나 히틀러는 주데텐란트에 만족하지 않고 체코슬로바키아 전체를 점령해 버렸다.
체임벌린의 이런 실패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유화책의 실패와 판박이다. 문 대통령은 2차 남북 정상회담 직후인 2018년 5월 27일 기자회견 등 기회 있을 때마다 김정은이 비핵화 의지가 있다고 강변한다. 객관적인 증거는 정반대를 가리키는데도 이러는 것은 둘 중 하나다. 국민을 속이려고 작정을 했거나 아예 정상적인 판단 능력을 상실했거나.
21일 유엔총회 연설도 마찬가지다. 하루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북한 핵 프로그램이 전력 질주하고 있다"고 했는데도 '종전선언' 타령을 했다. 2018년과 2020년 유엔총회 연설도 동어반복이었다. 정상으로 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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