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숙 대구경북 여성 1호 조합장 "조합원 위한 월배농협 만들기 최선"

입력 2021-10-03 17:06:58 수정 2021-10-03 20:37:39

알짜·모범 '월배농협' 변신 성공…첫 여성 지점장에서 2연임 조합장으로
'자산 1조원 시대' 맞아 본점 신축 준비…조합원 요양원 '월배 행복동산'도 계획
가슴으로 만난 인간적 신뢰 성공 비결

'대구·경북 여성 1호 조합장'이면서, 특별시·광역시 지역농협 여성조합장으로서 유일하게 2연임에 성공했던 박명숙(사진) 월배농협 조합장이 '자산 1조원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월배농협을 향한 비전을 제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월배농협 제공

"월배농협은 새로운 대도약을 시작할 것입니다. 좌절됐던 본점 신축 계획도 본격적으로 준비해 내년에 반드시 착공할 계획입니다. '월배농협 행복동산' 구상도 실질적인 준비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박명숙 월배농협 조합장은 3일 "1천700여 명의 조합원 중 연로하신 어르신이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어르신 조합원들께서 '어느날 갑자기 아파 쓰러지면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곳(요양원)으로 가 인생을 마무리 해야한다는 생각을 하면 무서운 생각이 든다'는 말씀을 하시는 것을 들었다. 그래서 오랫동안 가족처럼 지내온 조합원들이 함께 노후를 보낼 수 있는 복지시설을 마련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설명했다.

'월배농협 행복동산'은 요양원(또는 요양병원) 뿐만 아니라, 농촌체험장 등을 갖춰 조합원 가족들과 주민들의 휴식 공간으로서의 역할도 함께 할 방침이다.

52년의 역사를 가진 월배농협은 2018년 총자산 1조원을 돌파한 이후, 급변하는 금융환경과 여러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지속적인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알짜' 모범 농협이다. 조합원 중심의 농협 운영으로 조합원들은 '우리농협'이라고 부른다.

대형 금융사고, 조합장 선거와 상임이사 선거를 둘러싼 각종 고소·고발 등으로 '문제' 농협으로 꼽히던 월배농협이 모범 농협으로 변신한 데에는 조합원들의 '현명한' 선택이 결정적이었다.

사실 박명숙 조합장은 '대구·경북 여성 1호 조합장'이자, 특별시·광역시 지역농협의 여성조합장으로서 유일하게 2연임에 성공했다. 더욱 특이한 점은 대구(달서구, 월배) 출신이 아니면서 월배농협 직원으로 정년퇴임을 한 이후 조합장 선거에 출마해 2015년 3월 11일 처음 당선됐다는 것이다.

"조합원들의 강력한 출마 권유가 있었습니다. '그동안 있었던 모든 것을 조합원께 있는 그대로 보고 드리고 심판을 받아보자'는 심정으로 도전장을 던졌습니다. 부정·부패 없는 농협, 사랑과 정직, 변화와 혁신을 내세웠습니다."

'2015년 3월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앞두고 뜻있는 월배농협 조합원들이 월서지점장을 끝으로 퇴임한 지 1년 3개월이나 지났는데다, 학연·혈연·지연 아무 것도 없는 박명숙 씨를 찾은 이유는 분명했다. 유능하고 깨끗한 인물이었기 때문이었다. 그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2002년에서 2019년까지 17년 만에 '임기 4년'을 무사히 마친 최초의 월배농협 조합장이 되었고, 2연임에 성공하기도 했다.

농협직원으로서 박명숙 지점장의 활약은 신화적이라고 할 수 있다. 1979년 영천 화북농협 직원으로 출발한 이후, 영천농협을 거쳐 대구 동촌농협으로 발탁되었고, 다시 월배농협으로 자리를 옮겼다. 어디서나 업무 능력과 실적은 뛰어났지만, 직장 생활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었다. 온갖 굿은 일은 모두 박명숙 지점장(팀장, 단장)에게 돌아갔다.

2005년 대구지역 농협 최초의 여성지점장(달서지점)이 되었을 때, 담당지점은 대형 금융사고가 발생한 '기피' 지점이었다. 때문에 고객 이탈이 심각했다. 이 때 박명숙 지점장은 늦둥이(당시 5살)의 손을 잡고 휴일에도 조합원과 주민들을 찾아다니며 영업활동을 했다. 월급은 마케팅 비용으로 다 나갔다.

"모자(母子)를 따뜻하게 맞아주시던 서보만 전 조합장님이 가장 많이 생각납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요. 막막하기만 했던 노력이 결코 헛되지 않았습니다. 조합원·주민들과 가슴과 가슴으로 만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박명숙 지점장은 눈앞의 실적에 급급하기보다 끈끈한 인간적 신뢰를 쌓는 방식으로 영업활동을 해왔다. 달서구 대곡동 아파트개발 보상이 늦어지면서 보상금 유치 경쟁을 벌이던 다른 금융기관 관계자들은 모두 철수를 했지만, 박명숙 지점장은 계속 남아서 주민들과 지속적 교류를 한 끝에 '3년 뒤' 큰 실적을 낼 수 있었다.

박명숙 지점장의 진심을 다한 헌신적 직장 생활이 많은 조합원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고, 조합원에 의해 조합장 후보로 추대되어 '2회 연속 당선' 되는 이변(?)을 낳은 셈이다.

"조합장으로 당선된 이후 월배농협 발전의 장애요인인 분열과 갈등을 봉합하고 새롭게 화합·단결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매년 '한마음 전진대회'를 열었습니다."

박명숙 조합장은 "조합원에 의한 조합원을 위한 조합원의 월배농협을 만들기 위해 임직원들과 함께 365일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