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손 K-호신술로 제압' 케냐 빈민가 여성들 태권도 배워서 성폭행 막는다

입력 2021-09-22 20:45:36

16일(현지시간) 케냐 수도 나이로비의 코로고초 빈민가에 마련된 태권도 수련장에서 훈련생 그룹의 지도자인 제인 와이타게니 키마루(60)가 태권도 발차기를 선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케냐 수도 나이로비의 코로고초 빈민가에 마련된 태권도 수련장에서 훈련생 그룹의 지도자인 제인 와이타게니 키마루(60)가 태권도 발차기를 선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케냐 수도 나이로비의 코로고초 빈민가에서는 여성들을 상대로 한국의 전통무예 태권도 배우기가 성행하고 있다. 이들이 태권도를 수련하는 목적은 성폭행범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AP통신은 21일(현지시간) "여성들은 태권도 방어기술을 배워 성폭행범에 맞서기로 했다"며 "이 지역에서는 여성의 나이를 가리지 않고 성폭행이 횡행해 수련생들의 나이도 60세부터 90세를 훌쩍 넘는다"고 보도했다.

수련생들은 매주 목요일 오후에 진행되는 수업에 늦게 도착하면 벌칙으로 윗몸 일으키기와 팔벌려뛰기 등과 같은 벌칙을 받을 정도로 진지하다고 수련회를 이끄는 수석 트레이너 제인 와이타게니 키마루(60)는 말했다.

앞서 케냐 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시작되고서 전국적으로 최소 5천 건의 성폭력 사례가 보고됐다고 밝힌 바 있다. 코로고초와 같은 빈민가는 과부와 대부분 여성이 가장인 한부모가정이 많아 특히 성범죄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자들은 범인들이 종종 피해자와 가까운 사이며 성폭행이 범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태권도를 훈련 중인 72세의 에스더 왐부이 무레이티는 "어느 날 나를 강간하려는 지인에게 공격을 받았지만 방어할 능력이 없었다. 그는 내가 소리를 지르자 도망갔다"고 말했다.

왐부이는 그러면서 "지금처럼 훈련을 잘 받았다면 손가락으로 그의 눈을 찌르고 신체 중요 부위를 발로 찬 뒤 인근 파출소에 신고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76세의 앤 와이테라는 나이 든 여성들이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걸리지 않았다는 믿음 때문에 성폭행 표적이 되었다고 믿는다면서 자신도 여러 차례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한 경험이 나를 이 훈련 그룹에 합류하게 했다. 나를 방어하는 방법과 가해자를 두려워하지 않는 방법을 배우는 데 정말 도움이 되었다"라며 "이제는 큰 소리로 안 돼! 안돼! 안돼!"라고 외치는 방법을 배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