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이재명에 “특검 자청하라, 영화 '아수라' 보는 기분”

입력 2021-09-21 17:42:40 수정 2021-09-21 21:28:54

홍준표, 이재명, 영화
홍준표, 이재명, 영화 '아수라' 포스터. 연합뉴스, 매일신문DB

추석 연휴에도 정치권 다수 인사들의 입을 통해 이재명 경기도지사 관련 일명 '대장동 의혹'이 언급되고 있는 가운데, 전날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현장을 직접 찾기도 했던 홍준표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지사에게 특검을 자청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일부에서는 대장동 의혹을 사실로 단정하고 우연의 일치로 닮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영화 '아수라'도 짤막하게 언급해 시선이 향하고 있다.

▶홍준표 의원은 이날 오후 5시 13분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재명 지사를 향해 "참 이해하기 어려운 방법으로 천문학적인 비리 사건을 빠져 나가려고 한다"고 했다.

이어 "토건 비리 커넥션은 바로 이재명 (당시 경기 성남)시장이 주도해 저지른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이라며 "그런데 그걸 빠져 나가려고 느닷없이 택지 공공개발 운운 하다니, 가소롭다"고 했다.

이는 이재명 지사가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성남시장 재임 당시를 가리키며 "국민의힘이 부패토건세력에게 뇌물을 받고 공영개발을 포기시켰다. 그 국힘 대통령 MB(이명박 전 대통령)가 민간개발을 지시해 공영개발을 포기한 LH나, 국힘 소속 남경필 (당시 경기도)지사의 경기도 GH가 공영개발을 하게 해 줄 리도 없었다"고 언급한 것을 지목한 맥락이다.

이어 홍준표 의원은 이재명 지사에게 "대장동 개발비리 특검이나 자청하시라"며 "그렇게 당당하면 왜 특검을 못 받는가"라고 꼬집었다.

영화
영화 '아수라' 포스터. 매일신문DB
영화
영화 '아수라'의 한 장면. 박성배(황정민 분) 안남시장과 형사 한도경(정우성 분). 네이버 영화
영화
영화 '아수라'의 한 장면. 검사 김차인(곽도원 분)과 박성배(황정민 분) 안남시장.네이버 영화
영화
영화 '아수라'의 한 장면. 사진 중앙이 박성배(황정민 분) 안남시장. 네이버 영화

▶그러면서 "참 뻔뻔스럽다. 꼭 '아수라' 영화를 보는 기분"이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김성수 감독, 정우성·황정민·주지훈·곽도원 등 출연 영화 '아수라'는 2015년 9월~2016년 1월 제작돼 2016년 9월 개봉했다.

영화에서는 극중 가상의 도시인 안남시의 부동산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박성배(황정민 분) 안남시장이 이권을 챙기고자 각종 범죄를 저지르는 이야기를 그린다. 여기에 박성배 시장의 비리를 캐내려다 권력에 굴복하기도 하는 검사 김차인(곽도원 분), 이들의 힘 겨루기 구도에 끼인 형사 한도경(정우성 분), 한도경이 박성배의 수하로 들여보낸 후 타락하는 형사 문선모(주지훈 분) 등의 이야기도 더해져 영화 제목 그대로 아수라장이 펼쳐진다.

대장동 의혹이 불거지면서 호사가들 사이에서는 이 영화 속 '안남시'가 성남시를 패러디한 이름이라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 이재명 지사의 고향인 '경북 안동'의 '안'을 따다 섞어 안남시라는 작명을 했다는 주장도 더해졌다. 또는 경기도 내에 서로 이웃한 도시인 안성시, 안양시, 안산시 등과 성남시를 합친 이름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더 나아가 이 영화의 영어명 부제인 'The City of Madness'(더 시티 오브 매드니스)에서 Madness라는 단어가 보통은 '광기'로 해석되지만 '성남'(성나다)이라는 뜻도 된다는 점을 감안, 성남(Madness) 시(City)라는, 언어 유희를 활용한 이중의미를 담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영화는 실은 좀 더 앞서 이재명, 은수미 등 역대 성남시장들과 함께 언급되기도 했다. SBS 유명 시사교양프로그램인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도 다뤘다.)

물론 이 같은 주장들은 대장동 의혹의 실체, 진위 여부 등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 나타나고 있는 우스갯 소리일 뿐이기도 하다. 이런 시점에 정치권에서 진지하게 다룰 경우 마타도어(흑색선전)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

영화 아수라는 앞서 유승민 전 의원 측이 대장동 의혹을 두고 '아수라 게이트'라고 지칭하며 작명에 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