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캠프해체 이어 '상속세 전면 폐지' 공약… "비난 두려워 않겠다"(종합)

입력 2021-09-16 15:17:43

캠프 이탈한 김영우 "단 한 차례도 토론 없던 주제"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0일 강원 춘천시 국민의힘 강원도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0일 강원 춘천시 국민의힘 강원도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재형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16일 상속세 전면 폐지 공약을 내걸었다.

최 후보는 이날 여의도 대선캠프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상속세는 평생 열심히 일한 돈으로 집 한 채, 차 한 대를 갖고 살다가 후대에 남겨주고 가고 싶은 일반 국민이 부딪혀야만 하는 과제이자 짐이 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 후보는 "한국의 상속세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기업 지분의 상속에는 최대 절반이 넘는 세금을 물려 가업 경영을 포기하기도 한다. 상속세는 세계적으로 사라지는 추세이기도 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부자감세'가 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소득세, 법인세, 재산세를 재설계하면 공정과세가 가능하고 기업의 지속경영을 가능하게 해 일자리를 유지하는 효과도 있다"고 답했다.

상속받은 재산이 현금이나 예금이면 소득세로 과세하고, 부동산 또는 주식일 경우 처분하거나 이전할 때 과세하면 된다는 설명이다.

최 후보가 거센 논란을 감수하고 상속세 전면 폐지 공약을 내세운 것은 지지율 하락에 따른 반전의 계기를 잡아보기 위한 의도로 읽힌다.

이를 의식한 듯 최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문제가 있다고 느끼지만 사람들 비난이 두려워서 하지 못했던 말을 꺼내는 사람이 되겠다"고 말했다.

앞서 최 후보는 지난 14일 기성 정치인 위주로 구성된 대선캠프를 전면 해체하고 실무진 중심으로 캠프를 재편해 사실상 '나홀로' 대선을 치르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최 후보의 연이은 극단적 전략을 두고 일각에서는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 나온다.

기존 캠프에서 상황실장 역할을 했던 김영우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상속세 폐지는 캠프에서 단 한 차례도 토론이 없던 주제였다"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김 전 의원은 대선캠프 해체와 함께 새 진용에서도 빠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의원은 "최재형다움의 실체가 무엇인지 있다면 그게 주변의 어떤 사람들에 의해 침해돼 가는지 냉정한 분석이 선행된다면 희망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지적에 최 후보는 "용기를 내서라도 이 문제를 꺼내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김 전 의원은 저와 의견이 다른 부분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만 말했다.

이와 관련 하태경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어떤 분들 조언을 듣는지 모르겠지만 잘못된 정보에 기초한 왜곡된 조언에 흔들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 오죽하면 (캠프에서) 최측근으로 있었던 김영우 전 의원까지 나서서 '이게 최재형다움'이냐고 항의하는 일까지 벌어졌겠는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러다 대형사고 칠 것 같아 가슴이 조마조하다. 최 후보는 새로운 정치 안 해도 좋으니 캠프를 도로 만드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