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들 “다 감염되길 바라나”, 방역당국 "매뉴얼 문제 없어"

지난 13일, 경기 구리시의 한 산후조리원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코로나에 걸린 한 산모가 전파자였고, 피해자는 신생아들이었다. 생후 10일 전후의 신생아 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은 이 아기들을 각자의 엄마와 함께 한 병실에 격리 시켰다. 엄마 4명은 모두 비감염자였다. 병실엔 신생아용 침대 등 아이를 위한 시설이 미비한 것은 천장에선 물이 샐만큼 열악한 상황이다. 방역·의료당국과 구리시보건소가 서로 책임전가만 하는 상황에서 엄마들은 국민청원을 했다.
15일 방역당국과 보호자 측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구리의 한 산후조리원에서 신생아 4명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틀 전 고열로 퇴소한 산모가 다음날 코로나 확진판정을 받아 전수조사를 진행한 결과였다.
신생아 4명은 음성 판정을 받은 보호자 산모 4명과 함께 그날 오후 6시쯤 경기 평택의 한 코로나 전담 병원으로 옮겨졌다. 구리시보건소에 남은 병실이 없었던 탓이다. 병원에 간 이들은 4인실 한칸을 배정 받았다. 신생아용 침대 없이, 성인 병상만 4개 갖춰진 방이었다. 산모들이 병실 분리를 요청했으나 병원 측은 "남은 병실이 없다"는 답변을 내놨다고 한다.
병실 환경은 신생아와 산모에게는 가혹했다. 격리 환자 가족들에 따르면, 에어컨은 고장난 상태였고, 창문도 열 수 없다. 천장에선 물이 새 바닥에 양동이를 받쳐두기도 했다. 온수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 신생아 목욕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더욱이 병원에는 신생아들을 관리할 소아과 전문의도 없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격리 환자의 한 가족은 "아기들이 구토를 하는데도 제때에 적절한 조처가 이뤄지지 않았고, 모유 수유를 하는 산모들에게 기피 식재료인 고춧가루가 들어간 식단이 제공되기도 했다"고 했다. 배냇저고리와 속싸개, 손수건 등 매일 수십장씩 나오는 신생아 용품을 세탁할 수 없어 용품 마련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견디다 못한 보호자들은 이 같은 내용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리며 격리 환경을 개선해 달라고 호소했다.
청원자는 "아가들이 이러다 또 다른 병에 노출될만큼 환경이 열악하다"며 "산모들은 3일마다 검사를 실시해 양성이 나오면 격리기간을 늘린다고 한다. 모두 한 방에 몰아넣고 양성판정이 나오기만을 기다리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아기 침대도 없어 제대로 몸을 가누기조차 어려운 상황에 누울 수도 없는 상황에서 병실 CCTV로 다 노출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슴 내놓고 (모유)유축과 수유를 하고 있다"며 "이럴 바엔 남편이 있고 외부 사람들과 분리될 수 있는 집에서 자가격리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방역 당국은 잘못이 없다는 입장이다. 병원들이 특히 코로나19 감염 신생아 격리 수용을 꺼리는 가운데 받아준 것만도 다행스러운 것이라는 것. 중앙사고수습본부 병상관리반 관계자는 "병상은 확진자 격리 기준에 따라 배정됐으며, 신생아와 산모를 대상으로 한 별도 격리 규정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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