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지 TK서 표심 호소한 與 주자들, "강력한 리더십" "도덕 흠 없어야"

입력 2021-09-11 17:3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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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전민 아들" "도덕적 흠결 없어야"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들이 7일 대구 TBC에서 열린 제20대 대선 후보자 토론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용진, 정세균, 이낙연, 추미애, 김두관, 이재명 후보.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들이 7일 대구 TBC에서 열린 제20대 대선 후보자 토론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용진, 정세균, 이낙연, 추미애, 김두관, 이재명 후보.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의 대선주자들이 11일 당의 험지 중 험지인 대구경북(TK)에 집결해 표심을 호소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호텔인터불고에서 TK지역 대선 후보 순회 경선을 열었다. 투표 마감에 앞서 진행된 합동연설회에서 후보들은 각자 대선 후보가 돼야 할 이유를 소리높여 외쳤다.

경북 안동 출신 이재명 후보는 "46년 전 비내리던 겨울날 고향을 떠났던 화전민의 아들, 코찔찔이라고 놀림받던 가난한 소년이 집권여당의 1위 후보가 돼 돌아왔다"고 고향 감성을 파고들었다.

이 후보는 "이재명은 진보·보수·좌·우를 가리지 않는 철저한 실용주의자이고, 국민에게 필요하고 옳은 일이라면 반격이나 음해를 무서워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다. 기회를 주시면 강력한 리더십으로 지역균형발전을 이뤄내고 TK 경제를 살려놓겠다"고 약속했다.

이낙연 후보는 "윤석열 씨가 피의자가 됐고, 홍준표 씨는 점점 큰소리를 친다. 우리 민주당은 이대로 좋느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국정철학과 능력이 확인됐고, 도덕적으로 흠이 없으며 국내외에서 존경과 신뢰를 받을 수 있는 후보를 골라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국정을 실험하듯이 운영하고 좌충우돌할 여유가 없다. 내년 대선에서 이길 후보를 내세워야 하고, 국정의 모든 분야를 알고 어떤 검증에도 무너지지 않을 후보여야 한다. 본선에서 이길 후보는 이낙연"이라고 강조했다.

정세균 후보는 "최근 홍준표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압도하기 시작했다. 보수 지지자들이 윤석열 대세론이 아닌 홍준표를 택한 이유는 이겨야 한다는 절박감과 전략적 판단"이라며 "윤석열을 상대로 짰던 대선전략에 경고등이 커진 지금, 이낙연 후보는 경선을 이기지 못하고 이재명 후보는 본선을 이기기 어렵다"고 한 표를 호소했다.

김두관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기본소득' 공약을 의식한 듯 "매달 물고기 세 마리를 주겠다는 건 매혹적인 말이지만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한다. 물고기를 잡는 그물을 만들어야 해결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 출신 추미애 후보는 스스로 '대구의 딸, 호남의 며느리'로 소개하며 "윤석열 일당은 민주권력을 찬탈하려는 악의 축이다. 대반격의 시간이 다가왔다. 추미애의 깃발이 촛불 시민 집결지가 되고 윤석열의 검찰 쿠데타를 진압하겠다"고 말했다.

박용진 후보는 "정치의 세대교체, 대한민국의 시대교체를 만들어가겠다"며 "부모 찬스가 아닌 정정당당 실력으로 평가받고, 부모의 돈과 연줄로 산 스펙이 아니라 단순하고 투명한 입시기준이 지켜지는 공정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민주당의 대표적인 '험지'인 TK는 권리당원과 대의원을 합쳐 1만6천170명 수준으로, 당원 수가 많지 않다. 따라서 투표율 자체가 전체 경선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바로 다음 날인 12일 예정된 '1차 슈퍼위크'와 향후 본선까지 고려하면 이번 경선 결과가 무시할 수 없는 '지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TK는 민주당이 경선을 시작한 뒤 다른 지역을 압도하는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민주당 대구시당에 따르면, TK 권리당원의 온라인 투표율은 63.1%로 집계됐으며 대의원은 82.3%를 기록했다. 권리당원 기준으로 첫 순회경선지인 대전·충남이 37.3%, 세종·충북은 41.9%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유독 높은 투표 열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