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에서 실종 할머니 곁 지킨 '백구'…美 CNN도 감동했다

입력 2021-09-09 10:13:57

CNN 홈페이지 캡처
CNN 홈페이지 캡처

폭우 속에 고립돼 목숨을 잃을 뻔한 90대 치매 할머니 곁을 지킨 반려견 '백구'의 사연이 미국 CNN에 소개됐다.

CNN은 8일(현지 시각) '주인의 생명 구한 강아지, 한국 최초 명예 구조견으로 임명됐다'는 기사에서 백구의 사연을 전하며 "4살짜리 개 '백구'는 개가 왜 인간의 가장 친한 친구인지 다시 한번 보여줬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6일 충남도와 홍성군은 최근 실종 할머니를 곁에서 지켰던 백구를 1호 119명예구조견으로 임명했다.

소방교 계급으로 명예구조견이 된 백구는 홍성 서부면 송촌마을에 사는 김모(93) 할머니가 기르는 강아지다. 백구는 지난달 할머니가 이틀간 실종됐다 발견됐을 때 바로 곁을 지키고 있었다.

지난달 25일 0시부터 오전 2시 사이 집을 나선 할머니는 비를 맞으며 걷다가 논바닥 물속에 쓰러졌다. 할머니는 실종 추정 약 40시간만인 26일 오후 3시쯤 곁을 지키던 백구가 경찰 수색 드론의 열화상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발견 당시 백구는 할머니 몸 쪽에 바짝 붙어 있었다고 한다. 저체온증을 보인 김 할머니는 병원으로 이송됐고, 현재 건강을 회복했다.

백구는 3년 전 큰 개에 물려 사경을 헤매다 할머니의 가족이 구해줘 인연을 맺었다. 전에 키우던 반려견이 세상을 떠난 뒤 상심하고 있던 할머니도 백구를 만나 기력을 되찾았다.

김석환 홍성군수는 "우리 고장 홍성에는 예전부터 들판에 불이 났을 때 잠들어 있는 주인을 구하고 숨진 의로운 개 설화가 내려오는 '개방죽'이라는 장소가 있다"며 "홍성이 또 한 마리의 의견을 품게 돼 매우 감격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