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고발 사주' 의혹 난타전…국힘 내부서도 "김웅 진실 밝혀야"

입력 2021-09-07 17:06:05 수정 2021-09-07 21:43:04

與 "尹 개인이 지시한 사안"-野 "정치 공작에 몰두 한심"
"소통·보고 통한 소명 필요"…국힘 일부 진상규명 목소리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권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고발 사주' 의혹을 두고 치열한 공방에 돌입했다. 7일 더불어민주당은 '국기문란' 사건이라며 윤 후보를 직격했고, 국민의힘은 '정치공세'라고 받아쳤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진상규명을 둘러싸고 공방이 이어졌다.

◆與 "수사 전환" vs 野 "공작 냄새"

이날 여야 간 공방은 지난해 예산 결산 심의를 위해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까지 번졌다.

김한정 민주당 의원은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게 고발장 최초 전달자로 의심받는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에 대해 "현직 검사이자 고위 간부이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핵심 수족이었다"며 "손 검사 휴대전화를 받아 조사하면 될 일인데 왜 하지 않느냐"고 따졌다.

이에 박 장관은 "현재 감찰에 준하는 진상조사가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을 조만간 내려야 할 것 같다"며 "그런 전제에서 한계가 있다면 지적하신 것처럼 수사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자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영천청도)은 "김웅 의원 본인이 자기 입으로 고발장을 작성했다고 했다. 윤 후보와 무슨 상관이냐고 하니, 그쪽하고 상관없다고 했다. 포렌식이나 다른 감찰조사를 하면 드러날 일을 그렇게 이야기하면 되겠느냐"며 "그러니까 이 내용이 공작의 냄새가 나고 누군가 기획했다는 냄새가 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설전은 장외에서도 벌어졌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후보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며 "검찰에서 수사 아닌 정치를 했던 검사, 현 정부와 갈등하며 쌓은 인지도가 유일한 자산인 정치 검사"라고 맹비난했다.

이해찬 전 대표도 TBS 라디오에 출연해 지난 총선 당시 "검찰과 감사원에서 세 가지 정도 공작을 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그중 하나가 이번 의혹 관련 사안이었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7일 오후 제8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개막식 참석차 제주를 방문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행사장인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입구에서 지역 기자들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7일 오후 제8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개막식 참석차 제주를 방문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행사장인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입구에서 지역 기자들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생 문제는 내팽개치고 정치 공세, 정치 공작하는 일에만 몰두하고 있다.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맞받았다.

전날 윤 후보와 면담한 이준석 대표도 CBS 라디오에서 "(윤 후보) 본인은 떳떳하고 한 점 부끄러운 게 없다는 취지로 말하고 있다"며 "누군가 공작을 펼친 것이라면 (오세훈 서울시장을 겨냥했던) 생태탕 사건 시즌2로, 당에서 역공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였던 황교안 후보는 KBS 라디오에 나와 "검찰이 김웅 의원에게 고발장을 줬다는 의혹은 제가 알지도 못하고 들어보지도 못한 말이다. 대부분은 거짓 사실로 알고 있다"며 "제가 (보고) 받은 것도 없고 당에도 받은 것이 없다"고 했다.

◆김웅 "제보자 안다"에 술렁이는 국민의힘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번 의혹에 직접 연루된 김 의원을 향해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김 의원을 향해 "지금까지는 김 의원이 당과 소통이 되지 않았던 것 같은데 당에 보고를 하든 소명을 해야 하는 절차가 있어야 할 것"이라며 "제보자가 누군지 안다면, 어떤 세력이 이 일을 벌인 건지도 안다는 거니 당연히 (제보자를)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김 의원이 '이번 의혹의 발원지인 제보자가 누구인지 알고 있으며, 의도 역시 짐작된다'는 취지로 말하자 이를 밝히라고 압박한 것이다.

이어 김 최고위원은 "사건의 키를 쥐고 있는 김 의원이 아직 정확하게 이야기한 게 없다. 솔직히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기억이 안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 해도 말이 좀 명쾌했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오른쪽)와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비공개 면담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오른쪽)와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비공개 면담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같은 당 김태흠 의원도 김 의원을 겨냥한 성명을 냈다.

김태흠 의원은 "논란의 당사자인 김 의원은 실체적 진실을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단편적 내용만 언론에 흘리는 등 모호한 처신을 해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며 "이런 처신은 공작정치의 달인인 여권에 먹잇감을 제공했다는 측면에서 엄청난 해당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모든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를 소상하고 신속하게 밝혀야 한다"며 "계속 모호한 자세를 취하는 것은 국민의힘 뿐만 아니라 정권교체를 바라는 많은 국민들에게 이적행위를 하는 것임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지도부를 향해 "이준석 대표 등 지도부가 이 상황을 방관하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며 "김웅 의원에 대한 즉각적인 진상조사에 나서 하루빨리 논란을 종식시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