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곡식 왜 쌓아두나" 홍남기 "나라 곳간 비어가, 채무 증가 속도 가팔라"

고민정, 홍남기. 연합뉴스

6일 국회의 정부 상대 질의에서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상반된 인식을 바탕으로 질문 및 대답을 해 시선이 향했다.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고민정 의원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재정 지원 규모가 선진국과 비교해 낮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재정당국은 재정건전성을 이야기하는데 정작 사람이 필요할 때 쓸 수 있어야 하는 게 아니냐"며 "곳간에 곡식을 쌓아두는 이유가 뭐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홍남기 부총리는 "나라 곳간이 쌓여가는 게 아니라 비어가고 있다"고 질문 자체에 대해 틀렸다고 반박하면서 "각 나라의 여건과 상황이 다르다"고 이유를 들었다. 홍남기 부총리는 "(코로나19)확진자 숫자만 해도 우리는 인구 10만명 당 500명이 안 되고 미국이나 영국, 프랑스는 1만명"이라며 "그들 나라는 워낙 타격이 크기 때문에 재정 규모도 더 클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고민정 의원이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에게 지급되는 희망회복자금이 충분한지 질문했고, 이에 홍남기 부총리는 "그들의 고통과 타격에 비하면 정부 지원이 만족스럽지 않다"고 수긍하면서도 "그래도 6차례에 걸친 추경 등 정부 나름대로 최대한 노력을 해왔다"고 부연했다.

홍남기 부총리의 이 같은 답변의 바탕에는 가파른 국가 채무 증가 속도가 깔려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내년도 예산상 국가채무 1천조원 시대를 열게 됐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 홍남기 부총리는 "채무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고 생각한다"고 동의하면서 "지난해와 올해 코로나19를 극복하면서 재정 역할을 하기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 (현재는)확장 재정으로 가지만 내년 이후에는 정상화 수순을 밟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우리의 절대적인 국가채무 수준은 선진국의 절반도 안 돼 양호한 편"이라면서도 "증가속도가 빠르다는 것에 대해서는 정부도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