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성범죄자 강윤성이 책 작가? '한국의 빠삐용'으로 소개

입력 2021-09-05 20:43:55 수정 2021-09-06 16:50:51

강윤성이 청송교도소에서 강우영이라는 필명으로 쓴 책
강윤성이 청송교도소에서 강우영이라는 필명으로 쓴 책 '후회없는 삶' 표지. 강윤성 얼굴 사진

전자발찌(위치추적전자장치) 훼손 전후로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강윤성이 과거 성범죄를 저질러 수감된 상황에서 에세이 책을 펴냈던 것으로 5일 알려졌다.

강윤성은 당시 본명이 아닌 '강우영'이라는 필명으로 책을 펴냈다.

▶이날 채널A 단독 보도에 따르면 강윤성은 성범죄 등으로 징역 15년을 선고 받고 청송교도소에서 복역하고 있던 지난 2009년 자기계발서 작가 김모씨에게 책을 낼 수 있게 도와달라고 편지를 보냈다.

식당 일을 하는 아내가 아들, 딸과 여관방을 전전하며 어렵게 산다는 등 편지 내용에 마음이 동한 작가 김씨는, 이후 수개월 동안 강윤성으로부터 받은 원고를 엮어 2010년 5월에 책을 펴냈다.

이후 첫 인세 200만원은 강윤성의 부탁으로 한 여성의 계좌로 입금됐는데, 이후 작가 김씨는 돈을 받은 여성이 강윤성의 아내가 아닌 점, 앞서 강윤성이 언급한 자식들이 강윤성의 자녀가 아닌 점 등을 알고는 크게 실망해 강윤성과 연락을 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책 내용도 상당수 허위일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자녀와 관련해 앞서 강윤성은 자신의 아들을 두고 "나를 닮아 머리가 좋다"며 대기업에 취업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실제 강윤성에게 아들이 있는지, 아들이 대기업 소속 직원인지 등의 여부는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채널A 보도에서는 당시 출판사가 강윤성의 책 2천부를 인쇄했으나, 거의 판매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500부정도만 남기고 파본했고, 출간 1년 후 계약도 종료했다고도 전했다.

▶해당 책 제목은 '후회없는 삶'이다. 문이당에서 펴냈다.

책 소개에서는 강우영(강윤성)을 두고 "인생의 절반을 감옥에서 보낸 한국의 빠삐용"이라고 소개했다.

책 제목을 두고는 "제목 그대로 평생을 감옥에서 후회와 회개의 삶을 살아온 한 재소자의 피맺힌 절규이자 마지막 발버둥"이라며 "여관을 전전해가며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는 아내와 아이들에게 강우영이 줄 수 있는 유일한 선물 같은 책"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독자들에게 "무엇이 그에게 전과 9범이라는 불명예를 안겨준 것일까. 더 이상 그에게 설 자리를 허락하지 않는 사회는 여전히 잔혹하지만, 그래도 '가족'을 위해 다시 살아보고자 노력하는 강우영의 모습은 이 책을 읽는 모든 이들에게 희망을 안겨줄 것"이라고도 했다.

한편, 강윤성은 지난 8월 26일 오후 9시 30분쯤 집에서 40대 여성을 살해한 후 이튿날인 27일 오후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 이어 29일 오전 3시쯤 50대 여성을 차량에서 살해한 혐의로 구속됐다.

이후 경찰 조사에서 강윤성은 전과 14범으로 확인됐는데, 책 소개에는 전과 9범이라고 적혀 있어 이후 5범이 추가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경찰은 9일 검찰 송치에 앞서 강윤성에 대해 심리 면담과 사이코패스 검사 등을 진행 중이다.

※다음은 책 소개 전문

<김태광 마음 경영 연구소>와 <김태광의 마음 경영 아카데미>를 운영하면서, 예술, 문화, 경제 등 각계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성공 요인을 분석하여 사람들에게 전하는 일을 하고 있는 작가 김태광의 「후회 없는 삶」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범죄의 수렁에 빠져 인생의 절반을 감옥에서 보낸 전과 9범의 재소자 강우영과 김태광의 우연히 시작된 편지로 인해 쓰여졌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지금보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이들에게 아름다운 꿈을 심어주려고 노력하는 작가 김태광의 특별한 메시지와 벼랑 끝에서 다시 제대로 된 삶을 살고자 발버둥치는 전과 9범의 재소자 강우영의 진정한 자기반성을 동시에 엿볼 수 있다.

인생의 절반을 감옥에서 보낸 한국의 '빠삐용' 강우영과 김태광의 특별한 만남

김태광은 2009년 5월부터 대구 <영남일보>에 '나도 작가가 될 수 있다'라는 칼럼을 4개월간 연재했다. 명성이 높은 작가가 아니었던 그는 단지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익혀 온 글쓰기와 한 권의 책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여러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었다고 한다. 김태광의 칼럼을 사랑해주고 성원해주는 사람들 중 특별한 한 사람이 그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는 다름 아닌 특수 강도죄로 15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재소자 강우영이었다.

강우영은 자신도 글을 쓰고 싶다며 장문의 편지와 함께 구상 중인 소재들, 그리고 이제 막 쓰기 시작한 원고를 그에게 보내왔다. 그는 아내와 두 아이를 둔, 인생의 낙오자에 이름뿐인 가장이었다. 그런 그가 아내와 불쌍한 아이들을 위해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김태광은 그의 말에 두 가지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에 빠져들었다. 정중히 거절하고 깨끗이 벗어날 것인가, 아니면 기꺼이 승낙하고 힘들어할 것인가. 두 가지 갈림길에서 고통의 시간을 보낸 그는 결국 강우영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결정했다. 이후, 강우영과 매주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김태광은 계속 한 가지 생각에 사로잡혀 지냈다고 한다.

'후회 없는 삶이란 무엇인가?'

「후회 없는 삶」은 제목 그대로 평생을 감옥에서 후회와 회개의 삶을 살아온 한 재소자의 피맺힌 절규이자 마지막 발버둥이다. 여관을 전전해가며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는 아내와 아이들에게 강우영이 줄 수 있는 유일한 선물 같은 책이다. 김태광과 재소자 강우영의 가슴 뛰는 진실한 소통은 이 책을 읽는 모든 이에게 후회로 가득했던 삶을 다시 살 수 있는 용기를 전해주며, 또 앞으로의 삶이 후회 없는 삶이 되기 위한 훌륭한 지침서가 되어주기도 한다.

전과 9범의 재소자 강우영, 그는 과거 25년, 거기에다 현재의 수감으로 환갑이 되어 출소할 것을 감안하면 40년 동안 감옥생활을 할 만큼 다양한 죄를 지으면서 살아왔다. 수많은 범죄를 저질러 한 평 정도의 독거실에서 인생의 절반을 버텨내야 하는 그가 말하는 '후회 없는 삶'의 모습은 수많은 범죄자들의 한탄 섞인 인생을 대변해주고 있다. 무엇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을까. 한두 번의 범죄로 그칠 수도 있었는데, 무엇이 그에게 전과 9범이라는 불명예를 안겨준 것일까. 더 이상 그에게 설 자리를 허락하지 않는 사회는 여전히 잔혹하지만, 그래도 '가족'을 위해 다시 살아보고자 노력하는 강우영의 모습은 이 책을 읽는 모든 이들에게 희망을 안겨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