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도되고, 약도 되고, 돈도 되고…'뽕' 뽑습니다
경북 상주시 이안면 '초록드림' 누에 사육장.
뽕잎만으로 자란 누에가 집(고치)를 지었습니다.
황금 누에가 금빛 실로 만든 '골드 실크' 하우스.
수천 년을 한결 같이 하얀 명주실을 내 주던
순백의 흰 누에가 진화해 다시 돌아왔습니다.
7년 전부터 누에를 친 오홍섭(63)초록드림 대표.
어린시절 부모처럼 처음엔 고치 농사를 지었지만
지금은 '고치'보다 '식품'에 더 빠졌습니다.
고치는 행사용·실 뽑는 체험 키트용으로 소량만,
주력은 기능성 건강 식품 '홍잠' 을 만드는 일입니다.
5령7일째, 실을 뽑기 직전 익은 누에(숙잠)를
증기로 찌고 동결건조해 가루로 만드는 홍잠.
지난해 말, 농촌진흥청이 한림대 연구팀에 의뢰한 결과
파킨슨병·치매·당뇨 억제 효과가 입증되면서
홍잠은 양잠산업에 새 희망으로 떠올랐습니다.
당뇨에 좋다는 '5령3일 누에'는 이미 알려진 식품.
이젠 식품을 넘어 항암치료제도 개발중입니다.
지난 3월, 원자력연구원은 죽은 누에에서 항암면역
성분을 뽑는 기술을 개발해 민간기업에 전수했습니다.
'입는 양잠'이 '먹는 양잠'으로 빠르게 진화중입니다.
사실 누에 만큼 신비롭고 이로운 벌레도 없습니다.
고치 한개를 짓는 실 평균 길이는 무려 1.5km.
머리카락(0.08mm) 보다 가는 명주실(0.015mm)을 내어
목화·삼배보다 귀한 실크, 비단옷을 짓게 했습니다.
번데기 조차 소중한 먹거리로 남김없이 내줬습니다.
화학섬유에, 넘치는 먹거리에 그 사명을 다했나 싶더니
뽕잎에 1g의 농약도 허락치 않는 환경지표 곤충으로,
실크 비누·실크 화장품· 실크 치약·실크 인공고막에다
난세에 인간의 불치병도 다스리는 귀한 몸이 됐습니다.
하늘이 내린 벌레, 천충(天蟲)이 틀림없습니다.
알애서 깨 넉 잠을 잔 5령(5tp) 누에는
이후 7일 동안 잠도 안자고 24시간 먹어댑니다.
잠시라도 밥을 굶기는 날엔 누에 농사는 폭망.
밤 늦도록 차린 밥상이 아침에 또 텅 비었습니다.
뽕을 쪄야 하는데 속절없이 비가 또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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