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 이부동생 성폭행 해놓고 "합의했다"는 20대…징역 4년

입력 2021-09-03 13:33:14 수정 2021-09-03 13:43:50

물음표 이미지. 매일신문DB
물음표 이미지. 매일신문DB

초등학생인 이부동생에게 상습적으로 성폭력을 저지른 2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청주지법 형사11부(이진용 부장판사)는 3일 미성년자 의제강간(강간으로 간주하는 성행위) 혐의로 기소된 20대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사회봉사 및 5년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초 초교생인 이부 동생에게 2회에 걸쳐 성폭력을 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자가 기억하는 피해는 30~40회지만, 경찰 조사에서는 두 차례만 인정됐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합의에 의한 관계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폭행과 협박이 없었다고 판단, A씨에게 '미성년자 의제강간' 혐의를 적용해 징역 5년을 구형한 바 있다.

미성년자 의제강간죄는 성적 자기결정권을 갖지 못하는 16세 미만 청소년을 간음·추행한 경우 강간죄에 준해 처벌하는 조항으로, 미성년자 강간죄(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보다는 형량이 훨씬 낮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은 정신적, 신체적으로 미성숙한 아동을 성적 욕구 해소의 도구로 삼는 것"이라며 "합의에 의한 관계라 하더라도 미성년자인 피해자의 성장 과정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죄질이 좋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피해자 가족이 엄벌을 탄원하는 점, 범행이 수십회 반복됐다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피해자 아버지 B씨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미성년자 의제강간죄 적용의 부당함을 호소하는 청원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청원에서 "정상적인 사회라면 10살 아이가 성관계의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리라 판단하면 안 된다"며 "아이의 환심을 사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범죄를 저지르는 전형적인 그루밍(길들이기)인데 이게 강요에 의한 것이 아니라니 분통이 터진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