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패싱' 홍콩, 수칙 위반하고 쇼핑한 니콜 키드만에는 "괜찮아"

입력 2021-08-20 17:20:10 수정 2021-08-20 17:52:52

니콜 키드만. 인스타그램 캡쳐
니콜 키드만. 인스타그램 캡쳐

미국 할리우드 배우 니콜 키드만(54)이 홍콩에 입국한 뒤 자가격리 의무를 면제 받고 드라마 촬영을 하고 쇼핑을 즐겨 현지의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19일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현지 매체는 홍콩에서 새로 출연하는 쇼를 촬영 중인 키드만이 홍콩 입국 이틀 만에 거리에서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홍콩 방역 정책에 따르면, 홍콩에 입국하는 여행객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접종을 받아야 입국이 가능하며 최대 3주의 격리 과정을 거쳐야 한다.

홍콩은 백신을 맞은 거주자와 비거주자가 미국 등 코로나19 '고위험국'에서 입국하면 호텔에서 최대 21일간 격리를 의무화하고 있다.

앞서 주홍콩 한국총영사관은 19일 "한국에서 백신을 접종한 관광객 등 홍콩 비거주자의 경우 홍콩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지 않는다"며 "홍콩 입국시 21일 간 정부 지정 격리호텔에서 격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영국·프랑스·일본 등 36개국의 백신 접종증명서는 인정한 가운데 한국을 사실상 코로나 19 고위험국으로 분류한 셈이다.

홍콩이 한국 등 중위험국가에 대해 자국 백신 접종 증명원을 인정하기로 20일 방침을 바꿨다. 우리나라에서 백신을 맞았다면 비자를 받아 홍콩을 들어갈 수 있게 됐다. 격리는 여전히 14일이 필요하다. 홍콩 정부는 하루 뒤 다시 정책을 바꿔 한국 국적자에 대해 국내 접종자에게도 비자를 발급하기로 했지만 2주간 자가격리는 필요하다.

8일 홍콩 국제공항의 영국 항공 창구에 탑승 수속을 기다리는 홍콩인들이 줄지어 있다. 중국이 홍콩에 대해 강압적 조치를 취하자 영국행을 택하는 홍콩인들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홍콩 국제공항의 영국 항공 창구에 탑승 수속을 기다리는 홍콩인들이 줄지어 있다. 중국이 홍콩에 대해 강압적 조치를 취하자 영국행을 택하는 홍콩인들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연합뉴스

델타변이 확산에 따른 홍콩 방역당국의 규제가 한층 엄격해지는 상황에서 키드만이 입국한 지 이틀 만에 드라마를 촬영하거나, 쇼핑하는 장면이 목격되면서 비난 여론이 들끓는 것. 키드먼이 홍콩 입국 전 체류하던 호주는 홍콩 당국에 의해 '저위험국'으로 분류 의무 격리 기간은 7일이며, 코로나19 검사도 받아야 한다.

홍콩 상무·경제개발국 측은 성명을 통해 코로나19 감염 추적에 도움을 주는 절차를 키드만이 건너뛰었다는 현지 언론 보도를 인정했다. 다만 키드만을 특정하진 않고 지정된 전문적인 업무를 목적으로 해외 영화 관계자에 대한 검역을 면제하는 허가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홍콩 경제에 필요한 운영과 발전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것.

하지만 홍콩 주민들은 키드만에 대한 격리 면제는 특혜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트위터 등 SNS를 통해 "할리우드 스타가 벼슬이냐", "영화사만 차리면 격리 없이 홍콩에 입국할 수 있겠다" 등 조롱 섞인 글부터 "시민들은 일상생활도 못하는 상황에서 특정 계층만 특혜를 줘서는 안된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홍콩 정부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편 키드먼은 드라마 촬영을 위해 오는 10월까지 홍콩 빅토리아피크 인근 주택에 머물며 약 65만홍콩달러(약 9천800만원)의 월세를 낸다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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