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독립기념관, 13일부터 내년 5월 31일까지 특별전 마련
13일, '만주에서 독립운동 터전을 닦은 경북인들 학술회의
1910년 경술국치의 치욕으로 나라를 일제에 빼앗기자 경북 지역 명문가들은 만주 등 해외 망명길에 나섰다. "빼앗긴 땅, 오랑캐의 땅에서 단 하루도 살 수 없다"는 망국의 뼈아픈 고통과 독립에 대한 절절함이 묻은 망명길이었다.
안동 내앞마을의 의성 김씨 문중 백하 김대락은 1910년 대한제국이 멸망하자 가장 먼저 서간도 망명을 결단했다. 그해 12월 24일(음력), 66세의 늙은 몸을 이끌고 문중의 청장년을 비롯한 만삭인 손부와 손녀를 대동했다. 국내를 통틀어 첫 번째 문중 단위 집단 망명이었다.
1911년 1월 5일 석주 이상룡 선생은 선조들의 위패에 절을 올리고, 위패를 땅속에 묻었다. 전 재산을 정리해 서간도 망명길에 올랐다.
구미 허위 선생의 맏형 허겸도 1912년 허위와 허형·허필 집안 사람들을 데리고 만주로 망명했다. 퉁화현에서 중어학원(中語學院)을 개설했고, 하니허(哈泥河)에서는 망명 조선인들의 자치단체인 부민단(扶民團)을 조직해 초대 단장을 역임했다.
이들은 통화시 유하현 삼원포 추가가, 합니하, 쏘배차 등지에 터를 잡고 경학사와 신흥강습소, 신흥무관학교, 백서농장 등 항일독립투쟁을 위한 근거지를 마련했다. 이들의 피와 땀은 만주 독립운동사의 뿌리가 됐다.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관장 정진영)은 제76주년 광복절을 맞아 만주 망명 110주년 기념 특별기획전 '고난의 땅, 만주로의 여정과 독립의 길'을 마련했다.
지난 13일부터 내년 5월 31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기획전은 만주에서 펼친 경북 독립운동가들의 활약상을 알리고, 그 역사적 의의를 되새긴다.
백하 김대락의 망명 일기인 '백하일기', 아들 권오헌을 따라 만주로 망명한 의성 김씨의 한글 가사 '눈물뿌린 이별가', 허은의 회고록 '아직도 내 귀엔 서간도 바람소리가', 이해동의 수기 '만주생활 77년' 등이 공개된다.

신흥무관학교에서 순국한 권기일의 도장, 만주에서 순국한 정훈모의 사망 전보 등과 같은 유물과 자료도 전시된다. 또 만주 망명길 체험을 위해 추풍령역을 재현한 체험존도 마련됐다.
경북도독립운동기념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기억 속에 잊힌 땅 만주에서의 험난했던 독립운동과 남겨진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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