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찰청 교통과 한창호 경위
지난 4월 17일부터 전국적으로 '안전속도 5030'이 본격 시행된 지 5개월여가 됐다.
넓은 도로에서 50㎞/h로 운행하기가 만만치 않고, 보호구역 30㎞/h에 과속카메라가 있어 마음이 두근두근하지만 사람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안전속도 5030 정책을 교통문화로 받아들여 동참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아직은 시행 초기라 택시가 빨리 가지 않는 것에 대한 승객들의 불만, 30㎞/h 구간을 24시간 단속하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는 분들에게 "빨라야 3분입니다. 여유로운 운전 부탁드립니다"라고 양해와 적극적인 동참을 당부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술 한 잔 정도야 괜찮다는 문화, 안전띠 미착용, 습관적으로 무단횡단을 하던 시기가 있었다. 지금은 사회적인 지탄을 받거나, 다른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문화로 정착됐다.
이러한 문화가 정착된 이후 교통 사망사고가 크게 줄었지만, 아직까지 2020년 기준 대구의 자동차 1만 대당 교통사고 사망자는 0.82명이다. 이는 안전속도 5030이 수십 년 전부터 정착된 노르웨이(0.3명), 스웨덴(0.4명) 등 교통 선진국에 비해서는 아직 많은 편이다. 안전속도 5030이 정착되면 교통사망사고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4월 17일부터 7월 26일까지 안전속도 5030 시행 100일간의 효과를 분석한 결과 대구 지역의 교통 사망사고는 2020년 28명에서 올해 19명으로 32% 감소했다. 특히 5030 속도 하향 구간에선 사망이 22명에서 10명으로 54.5% 줄었다.
안전속도 5030이 적용되지 않은 도시부 이외 지역의 사망사고가 증가한 것으로 볼 때, 도시부 내 5030이 교통 사망사고를 줄이는 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과속 단속의 경우 7월 14일까지 3개월간 단속을 유예한 기간에 하루 평균 879건에서 단속을 시작한 7월 15일 이후 801건으로 20.1% 줄었다.
과속 단속 구간을 중심으로 제한속도 준수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교통사고 다발 구간에 LED 발광형 속도 표지판 220여 개를 설치했고, 앞으로도 대구시의 협조를 받아 확대 설치할 예정이다.
교통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이 대구 도시부에 "2분 이상 60㎞/h로 달릴 수 있는 도로는 없다. 5030을 시행하면 차가 더 막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했다.
대구 지역 대부분의 연동 체계는 도시부의 특성상 제한속도 60㎞/h 구간에 도로폭, 교통량, 평균 주행속도, 주 교통량의 방향을 고려해 50㎞/h로 운영돼 왔다.
달구벌대로와 국채보상로 구간에 60㎞/h, 50㎞/h로 수차례 비교 주행 테스트를 한 결과 2~3분 차이의 결과가 나타났다. 빨리 달려봐야 다음 신호에 걸리게 되고, 느긋하게 가다 보면 연동에 맞게 물 흐르듯이 운전할 수 있어 운행시간의 차이는 거의 없었다.
속도를 줄이면 큰 사고가 나지 않는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아는 사실이다. 이젠 자동차 중심의 통행문화에서 사람 중심의 안전문화로 바뀌어야 할 마지막 기회다.
50㎞/h로 운행하기가 만만치 않지만, 제한속도를 지켜 운전하는 문화가 정착된다면 대구 시민 모두가 안전한 도시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장기적으로는 도시부 외에서도 안전속도 5030 확대를 검토해 안전한 교통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관심과 진심을 다해 노력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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