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물을 파는 기업이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 브랜드를 좋아한다. happiness(행복)이라는 단어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이 광고 덕분이다. 이 브랜드의 광고를 보면 늘씬한 미남, 미녀가 해변을 뛰어다닌다. 그리고 이 음료를 나누어 마신다. 그러면서 happiness라는 단어가 반복 노출된다. 마치 이 음료를 마시면 몸짱이 될 것 같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이 음료를 주는 것은 행복을 나누는 일 같은 느낌을 준다. 전 세계에 수 만 가지의 브랜드가 있다. 하지만 이 브랜드는 내가 생각하는 전 세계에서 가장 광고를 잘 만드는 기업이다. 바로 코카콜라다.
코카콜라가 두바이에서 펼친 캠페인을 보고 이런 생각이 굳혀졌다. 캠페인의 아이디어는 이렇다. 두바이는 외국인 노동자가 많은 나라이다. 가족을 위해 돈을 벌러 타국으로 온 것이다. 목적이 어찌 되었든 타국에 가면 가장 그리운 것이 가족이다. 나의 유학 생활도 향수병으로 가득했다. 가족,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싸우지 않은 날이 하루도 없었다. 하물며 유학도 그러한데 노동은 어떠할까. 그 그리움이 더 심할 것이다.

코카콜라는 이점을 활용해 특수한 자판기를 만들었다. 코카콜라의 음료수 뚜껑을 이용하면 조국의 가족들에게 국제 전화를 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즉, 음료수 뚜껑이 동전의 역할을 하는 자판기를 만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코카콜라는 더 이상 설탕물을 파는 기업이 아니다. 조국에 있는 내 사랑하는 가족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고귀한 매개체가 되는 것이다. 그때부터 이 설탕물은 생명수로 변신한다. 몸에 나쁜 음료가 아니라 내 소원을 들어주는 성수가 되는 것이다.
이렇듯 광고는 시선의 싸움이다. 누군가에게는 살을 찌게 하는 해로운 물이 되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생명수가 되기도 한다. 코카콜라의 광고를 찬찬히 살펴보자. 늘 사람들은 웃고 있고 활발하다. 건강미 넘치고 긍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리고 항상 happiness라는 단어로 광고를 마무리한다. 마치 이 음료를 마시면 행복해질 것 같다.
이 캠페인이 참여한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묻고 싶다. 과연 코카콜라가 설탕물처럼 보이는지. 그렇지 않을 것이다. 고국으로 돌아가 광고판에서 코카콜라와 마주쳤을 때 어떤 기분이 들까. 타국에서 자신과 가족을 이어준 고마운 브랜드로 기억에 남을 것이다. 그 기억의 유통기한 평생일 것이다. 이것이 바로 광고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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