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뉴칼레도니아 산호초들이 요즘 빛을 낸다고 한다. 그 모습이 신비로울 정도로 아름답다는데 넋 놓고 감상할 일만은 아닌 듯하다. 생태계 재앙을 알리는 전조이기 때문이다. 어떤 종류의 산호초들은 수온 상승으로 생존에 위협을 느끼면 형광색을 띠는 특수 물질로 몸을 보호한다. 산호초의 발광(發光)은 바닷물 온도의 이상 상승을 알리는 생태 지표인 것이다.
산호초의 대량 소멸은 이미 지구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원인은 지구 온난화에 따른 수온 상승이다. 이 추세대로라면 몇십 년 안에 지구에서 산호초를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고 한다. 산호초가 없으면 인류도 살 수 없다. 산호초는 어마어마한 양의 산소를 지구에 공급한다. 해양 생물의 25%가 산호초에 직접적으로 의존해 살아간다.
지금 지구에서는 산호초뿐만 아니라 숱한 동식물 종(種)들이 멸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구에 생명체가 나타난 이래 유례 드문 속도의 소멸이다. 원인 제공자는 인류다. 인간들은 화석 연료의 무분별한 사용을 통해 대기에 이산화탄소를 마구 쏟아붓고 있다. 산업화 이전 280ppm 수준이던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현재 415ppm까지 치솟았다. 임계 농도치 450ppm에 근접한 수치다.
역사상 이산화탄소 배출이 급격히 줄어든 때도 있었다. 몽골의 세계 정복 시기다. 몽골 제국이 당시 세계 인구의 25%를 몰살시킴으로써 결과적으로 지구 온난화가 200년 늦춰졌다는 견해가 있다. 역설적으로 칭기즈칸이 역사상 가장 친환경적 인물이라는 평가다. 웃자고 하는 얘기가 아니라 미국 카네기 연구소와 스탠퍼드대학교가 공동 도출한 연구 결론이다. 결국 인간이 문제다.
이대로라면 호모사피엔스에게 남은 시간이 20년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있다. 지구 온난화를 막아야 한다며 인류가 구호만 외치고 있는 사이 자연은 100년, 아니 1천 년 만에 한 번 닥치는 기상 재해를 통해 암울한 미래를 경고하고 있다. 북미 대륙을 달구는 50℃ 불지옥 폭염, 서유럽을 강타한 폭우, 시베리아 대형 산불 등이 그것이다. 어찌 보면 코로나19도 기후 위기의 한 단면이다.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를 장려하는 문명의 패러다임을 이제 바꿔야 한다. 그것 말고는 해답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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