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대구 대중교통 오후 10시 단축론 제기' 갑론을박

입력 2021-07-27 17:55:38 수정 2021-07-27 21:41:07

풍선효과 막기 위해선 “대중교통도 10시로 제한”
방역 위한다지만, 교통약자에 대한 배려 필요
市 “운영시간 제한, 검토된 바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12일부터 2주간 4단계로 격상되는 가운데 서울시가 밤 10시 이후 버스와 지하철 운행을 20% 감축한다고 밝혔다. 9일 서울시내 버스정류장 전광판에 감축 운행 관련 안내 문구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12일부터 2주간 4단계로 격상되는 가운데 서울시가 밤 10시 이후 버스와 지하철 운행을 20% 감축한다고 밝혔다. 9일 서울시내 버스정류장 전광판에 감축 운행 관련 안내 문구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을 막기 위해 서울과 부산이 대중교통 감축 운행을 시행하자 대구도 대중교통 운행 시간 조정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은 지난 8일부터 오후 10시 이후 대중교통 운행을 20% 감축했고, 부산은 26일부터 도시철도만 평일 최대 20% 감축 운행 중이다.

특히 27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으로 식당, 카페, 유흥시설 등의 영업시간이 오후 10시로 제한되자 대구도 대중교통 운영 시간도 줄여야 방역의 실효성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대구 시내버스는 오후 11시 30분, 도시철도는 자정까지 운영된다.

대중교통 감축 운행 요구는 자영업자들이 제기하고 있다. 술집과 음식점이 오후 10시로 영업이 제한되면 이용객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공원이나 유원지로 옮겨 모임을 이어간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6월 대구에서 식당·카페 등 영업시간이 오후 9시로 제한되자 많은 시민들이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야외광장으로 몰리는 등 풍선효과가 일어나기도 했다.

대구 동성로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A(60) 씨는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만 제한할 게 아니라 대중교통 운영 시간도 10시로 단축해야 귀가하는 사람들이 많고, 이동량이 줄어 방역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대중교통 이용자들은 강하게 반발한다. 버스나 지하철의 시간이 제한되면 대중교통 외에 마땅한 교통수단이 없는 사람들이 크게 불편하다는 것이다. 직장인 B(29) 씨는 "밤 10시 이후에도 출퇴근하는 사람들도 많다. 운영 시간을 단축하면 교통약자들의 피해가 크다"고 했다.

대중교통 사업자들은 운영 시간이 단축되면 감염 위험도가 더 커진다고 주장했다. 대구시버스노동조합 관계자는 "대중교통 내 방역을 위해서는 최대한 사람들을 분산시켜야 한다. 오후 10시로 제한하면 집으로 향하는 경우도 많겠지만, 특정시간에 대중교통으로 사람들이 몰려 방역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중교통 운영 제한은 계획에 없다. 운영 시간을 제한하면 이동을 줄여 방역에 도움은 되지만, 늦은 시간에 오가는 시민들이 불편함을 느낄 것"이라며 "지난해 5월부터 2달가량 감축 운행을 시행했지만 한꺼번에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역기능도 드러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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