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실서 다닥다닥 붙어 '노마스크 흡연' 방역 구멍

입력 2021-07-30 06:30:00

여러명 모여 연기 뿜고, 마스크 없이 대화하거나 통화
담배 기호식품 분류 단속 예외…감염 위험 높여 법적 보완 필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수도권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가 시행 중인 가운데 15일 서울 여의도의 한 폐쇄된 흡연 부스 앞에서 직장인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수도권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가 시행 중인 가운데 15일 서울 여의도의 한 폐쇄된 흡연 부스 앞에서 직장인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세로 정부의 방역지침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노마스크 흡연'에 대한 방역지침이 전혀 마련되지 않아 불만이 높다. 담배를 피우기 위해 여러 사람들이 모이는 흡연장소 등이 코로나19 감염의 온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5일 오전 안동지역 한 당구장.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시골 당구장에서 흡연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흡연실은 달랐다. 실내에 설치된 흡연실에는 대여섯 명이 옹기종기 모여 담배 연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마스크를 턱에 걸치고 있거나 한쪽 귀에만 건 사람, 담배 냄새가 밴다며 아예 쓰고 들어가지도 않은 사람도 있었다. 주인은 환풍기를 계속 돌리며 수차례 환기를 시키지만 하루에 수백 번 이곳을 들락거리는 흡연자에 대한 방역까지 책임지지 못하고 있다.

앞서 24일 오후 경북도청이 있는 예천 신도시. 술집 앞에는 젊은층부터 나이가 지긋한 사람들까지 나와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대부분 두세 명이 모여 담배도 피우고 이야기꽃도 피웠다. 담배를 다 피운 사람까지 한참 동안 마스크를 내린 상태에서 상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행인 대부분은 이들과 마주치지 않으려고 인도 반대편으로 붙어서 가거나 아예 차도를 거쳐 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한 주민은 "흡연자를 이해하지만 코로나 시기인 만큼 다른 사람을 의식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전 상주 영덕고속도로 영덕 방향 청송휴게소 흡연공간. 담배 재떨이 근처에 10여 명의 사람이 모여 있다. 휴가철을 맞아 전국에서 동해안을 찾은는사람들이 많아져서 흡연공간 역시 평소보다 사람들이 많았다. 이들 대부분은 서로 모르는 사이였다. 하지만 이들은 불과 한팔 간격도 떨어지지 않은 상태로 전화 통화를 하거나 바닥에 침을 뱉고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감염병예방법 제49조(감염병의 예방조치)와 제83조(과태료)에 따라 야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과태료 대상이 되지만 음식을 섭취할 때는 예외가 된다. 담배는 기호식품으로 분류돼 역시 예외 대상이 된다. 코로나는 통상 호흡기를 통한 감염·전파가 많기 때문에 식품 역시 특성을 고려해 감염 위험도에 따라 법적인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 지자체 방역담당은 "흡연자에 대한 신고는 거의 없지만 신고가 들어온다고 해도 뚜렷한 방역지침이 없어 훈방 조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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