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시즌에 맞춘 해외여행은 단조로운 일상에서 벗어나 다양한 문화체험과 새로운 세계와의 낯선 경험이 주는 즐거움으로 늘 설레고 긴장된다. 하지만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해외여행은 고사하고 국내여행마저 마음 편히 떠날 수 없는 게 요즘의 모습이다. 생활방역수칙과 생활 속 거리두기를 좀 더 철저히 지켜나간다면 머지않아 삶의 새로운 활력을 주는 다채로운 여행을 마음껏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큰마음 먹고 떠난 유럽여행에서 만나게 되는 유명 박물관과 미술관 투어는 평소 교과서로만 봐 왔던 유명 화가들의 원작을 직접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가 높다. 특히 프랑스나 이탈리아의 대표 미술관을 관람하며 느끼게 되는 궁금증 중 하나는 수백 년이 훨씬 지난 유물과 미술품들이 마치 몇 년 전 제작된 것처럼 색감과 질감이 생생하게 살아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 보니 대부분 관람객은 원작이 지하 수장고에 보관되어 있고 전시장에는 정교하게 복제된 모조품들이 걸려 있다고 믿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대부분 미술품은 복제화가 아닌 원작들이 고스란히 전시돼 있다. 이처럼 대부분 미술품이 변색이나 훼손되지 않고 보존될 수 있는 건 일찍부터 발달한 유물 보존 과학 덕분일 것이다.
미술품의 보존복원이란 손상된 작품을 치료하고 오랫동안 안정된 상태로 유지될 수 있도록 보관 방법이나 환경 등에 대한 연구와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을 말한다. 인류는 이를 통해 문화유산을 건강한 상태로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하는 책임과 의미를 함께 수행하는 것이다.
그중 르네상스 시대 대표적인 화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그린 '최후의 만찬'은 오랜 세월을 통해 여러 차례 복원이 이루어졌고, 그 과정에서 몇몇 성인의 인상이 심하게 변해버렸다고 한다. 원래 모습에서 심각한 왜곡은 작가의 의도와는 무관한 결과로 후대에 전해진 셈이다.
15세기 말 밀라노 산타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성당의 회벽에 유채와 템페라로 그려진 이 작품은 인류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작품 복원과 보존에 대한 대표적인 사례로 회자하고 있다. 재료상의 자연적인 노화 현상으로 손상된 작품을 고스란히 복원하자는 의견과 복원에 의한 작품의 왜곡을 최소화하여 있는 그대로를 후손에게 온전하게 전달하자는 보존의 의미는 사실 어떤 시각에서 유물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유물을 현재 필요에 따라 변형 복원하여 활용하느냐 아니면 필요 온도와 습도, 사고의 안전장치 등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여 작품의 수명을 오랫동안 지속시키느냐의 문제는 세계 미술계의 새로운 화두로 부각되고 있다.
해외 유명 미술관에서 만나게 되는 수많은 명화는 이처럼 끊임없는 복원과 보존을 통해 관람객들과 만나게 된다. 유명 미술관에서 만나게 되는 작품들은 엄밀히 말해 복사본도 원작도 아닌 복원된 진품이다. 하지만 이 모두는 우리가 후손들에게 고스란히 물려줘야 할 인류의 문화유산임에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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