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두교사 깊이읽기 / 이광수 지음 / 푸른역사 펴냄
역사를 보매 서구적 시각인 원인과 결과를 과학의 잣대로 규명하지 않고, 일원론과 윤회와 탈인간 중심의 세계관으로 보면 어떨까? '삼국사기'의 연대기적 서술보다 '삼국유사'의 설화적 서술이 읽기에는 훨씬 재미있고 친밀하게 느껴지는 까닭이기도 하다.
이 책은 '종교학이 아닌 역사학으로' 힌두교사를 깊이 읽어내기 위해 쓰여 졌으며 '힌두교'라는 종교가 무엇인지를 총체적으로 알려주는 탁월한 개설서이다. 또한 이 책은 불교에 대한 이해를 더 높일 수 있는 연구서로도 유익한데, 주목할 점은 불교가 항상 힌두교와의 상호관계 속에서 변화를 겪었다는 것이다.
등장 당시 불교는 인도사회에서 급진적이고 탈사회적 종교였다. 세상을 고통으로 인식한 붓다는 고통의 윤회에서 벗어나는 것이 바로 니르바나(열반)에 이르는 해탈이라고 주창했다. 이 '니르바나'는 붓다가 독자적으로 고안한 개념이 아니라 당시 사회를 부인하고 수행에 전념하는 슈라만 전통에 널리 존재해 온 개념이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종교를 역사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종교를 사회변화에 따라 변화하는 역사의 산물로 여긴 저자는 종교의 교리나 가르침 혹은 불변의 진리라는 시각은 실재하지 않는 허상이라고 강조한다. 예를 들면 힌두교에서 명상에 대한 중시가 후기 베다시기에 형식 위주의 제사가 극도로 심화됨에 따라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나타났다는 점, 요가가 단순한 건강을 위한 게 아니라 구원을 얻기 위한 세 가지 길로서 '행위', '지혜', '신헌'(信獻)으로 형성되었다는 점을 꼽고 있다.
특히 힌두교는 개인보다 공동체, 자유보다는 질서, 구원보다는 공동체 안에서 행해야 하는 사회적 실천 혹은 의무에 더 큰 의미를 두고, 믿음이 있지만 믿지 않음도 있고, 구원이 있지만 깨달음이나 해탈도 있고, 그저 그렇게 도덕을 따라 살아가는 보통의 삶도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이런 관점은 곧 서구식 이분법의 세계관에 익숙한 사람들의 사고에 파문을 던지는 세계관이 된다. 440쪽, 2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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