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서원 "도산서원이 빌려간 입원록 돌려달라"

입력 2021-07-11 16:52:34 수정 2021-07-14 11:52:30

수학 유생 735명 이름 기록부…"병술년 도산서원에서 빌려 간 뒤 돌려받지 못해"
세계유산 등재에 공헌한 자료…반환 절차에 돌입하기로 결정

도산서원에 보관하다 현재 한국국학진흥원에 기탁된 소수서원 입원록 1권 모습. 영주시 제공
도산서원에 보관하다 현재 한국국학진흥원에 기탁된 소수서원 입원록 1권 모습. 영주시 제공

경북 영주 소수서원이 병술년(1826년 또는 1886년) 3월 안동 도산서원의 한 유생이 빌려간 뒤 돌려받지 못한 입원록(入院錄) 1권에 대해 반환운동에 나선다.

소수서원운영위원회는 11일 "입원록 1권을 병술년 3월 20일 도산서원 유생 이휘봉(李彙鳳)이 빌려간 뒤 현재까지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소수서원운영위는 최근 몇 차례 회의를 통해 도선서원이 입원록을 빌려간 것을 확인하고 여러 방법으로 반환 절차에 돌입하기로 결정했다.

입원록은 소수서원의 전신인 백운동서원(白雲洞書院)이 창건된 1543년부터 1672년까지 소수서원에 입원 수학한 유생 735명의 이름을 기록한 명부로, 소수서원의 세계유산 등재에 공헌한 증빙자료이다.

소수서원 입원록은 1권(1543∼1672년), 2권(1660∼1691년), 3권(1721∼1760년), 4권(1725∼1846년), 5권(1790∼1888년)으로 편철돼 있으며 2·3·4·5권은 소수박물관이 관리하고 있으나 1권은 현재 도산서원이 한국국학진흥원에 기증해 보관 중이다.

도산서원 유생이 소수서원 입원록 1권을 빌려갔다는 메모 형식의 글이 입원록 3권 표지 이면에 기록돼 있다. 영주시 제공
도산서원 유생이 소수서원 입원록 1권을 빌려갔다는 메모 형식의 글이 입원록 3권 표지 이면에 기록돼 있다. 영주시 제공

입원록 1권은 표지 포함 총 57장(114쪽)이다. 이 입원록은 등본(謄本)으로 유사자(有司者)가 원본을 베껴 쓴 까닭에 만력 47년(萬曆四十七年) 기미년(己未年·1619년) 까지는 1면 8행 형식이 잘 지켜지고 있다. 그러나 태창원년(泰昌元年) 경신년(庚申年·1620년)부터는 행수가 일정치 않고 필체도 각각 다르다. 창건 초기의 입원록은 유생 본인이 직접 자필로 기록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해당 입원록을 보관 중인 한국국학진흥원 측은 "문화재는 현 소장자가 우선 소유권이 있으므로 도산서원이 결정할 사안이다. 만약 협의가 안 된다면 반환 소송을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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