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도심10개 지역에 무인 대여소 70여 곳 설치…300대 비치 계획
민간업자들 "공유 킥보드 타격도 컸는데"…市 "가급적 관광지에는 미배치"
경북 경주시가 1천원의 저렴한 이용료로 자전거를 빌려 탈 수 있는 공영자전거 시스템을 내년 3월까지 구축하기로 하면서 자전거·전동스쿠터 대여업을 하는 민간 사업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경주시는 최근 용강·황성·동천·성건·중부·황남·황오·월성·선도동과 현곡면 등 도심권 10개 지역에 무인 대여소 70여 곳을 설치해 공영자전거 300대를 비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요금은 90분 기준으로 연회원 3만원, 월회원 5천원, 비회원 1천원 등으로 저렴하다. 초과 시 30분당 추가요금 500원이 부과되고, 대여와 반납은 스마트폰 앱이나 교통카드를 통해 손쉽게 할 수 있다는 게 경주시의 설명이다.
그러나 자전거 대여업을 하는 민간 사업자들은 매출감소를 우려해 반발하고 있다. 경주에는 여느 도시와 달리 자전거를 비롯한 개인용 이동수단을 빌려주는 대여점이 많다. 지역 내 40여 곳이 있는데, 3분의 2 정도가 황리단길·대릉원·시외버스터미널 등 주요 관광지가 밀집한 도심권에 있다. 공영자전거 대여소가 들어서는 중부·황남·황오·월성동이다.
이들 업체의 대여료는 자전거 1대당 2시간에 5천원 선. 경주시가 예산을 들여 운영하는 공영자전와는 가격 경쟁에서 뒤질 수밖에 없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게다가 대다수 대여점은 전동킥보드를 함께 취급하는데, 올 들어 공유 전동킥보드 업체 3곳이 경주에 들어와 매출이 많게는 20%정도 줄었다고 한다.
황남동에서 대여점을 운영하는 A씨는 "코로나19로 매출이 크게 준 상황에서 공유 킥보드에 이어 공영자전거까지 도입되면 업계 피해는 불보듯 뻔하다"고 했다.
대여점 10여 곳이 밀집한 보문관광단지 내 업체들도 매출 감소를 우려하기는 마찬가지다. 이곳 한 대여점 대표는 "황리단길을 기준으로 보문단지까지는 약 10㎞ 정도로, 자전거를 타고 쉽게 오갈 수 있는 거리"라며 "어느 정도일지는 알 수 없지만 매출에 분명 영향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경주시 관계자는 "기본 방침은 시민을 위한 생활형 공공자전거"라며 "가급적 관광지를 피해 대여소를 배치하는 식으로 민간 대여점 피해를 줄이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