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2명의 참고인 가운데 1인으로 출석한 서민 단국대 교수가 김오수 후보자를 잠시 조연으로 만들며 여야 간 공방의 한복판에 잠시 자리하며 눈길을 끌었다.
▶이날 서민 교수는 조수진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검찰총장 인선에 대한 평가를 요청하자 "검찰총장 인선에 대해 정권이 원하는 검찰총장은 아마 다른 분이었겠지만, 그 분이 인선에서 탈락했기 때문에 남은 분 중 정권의 마음에 드는 분이었기에 후보가 됐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다른 분'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가리킨 것으로 해석됐다. 이성윤 지검장은 앞서 검찰총장 하마평에서 1순위로 꼽혔으나, 곧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 수사 외압 의혹 관련 여론에 휩싸였고, 이에 검찰총장 후보 추천 명단 4인에서 제외된 바 있다. 이후 이성윤 지검장은 해당 혐의로 기소됐다.
▶이어 조수진 의원은 서민 교수에게 "지금 법사위에서 서민 교수의 글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받고 있는 분이 있을 것이다.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달라"고 요구했다.
여기서 '마음의 상처를 받고 있는 분'은 전날인 25일 오후 서민 교수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지목한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됐다.
서민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국아 니도 황당하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남국아, 내가 검찰총장 청문회에 나간다니 황당하냐"며 "그래도 정경심이 무죄라고 우긴 너보다는 내가 법을 더 잘 알지 않겠냐ㅋㅋ. 근데 법알못인 네가 법사위더라? 푸훗. 내일 혹시 만나면 반갑게 맞아주라"고 '반말'로 김남국 의원에게 메시지를 남긴 바 있다.
조수진 의원의 요구에 서민 교수는 "여당 국회의원을 비판했던 이유는 국회의원이 국민이 아닌 특정 정치 세력을 위한 정치를 하는 것이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나이도 젊은 분이기 때문에 앞으로 재선, 3선을 하려면 조금 생각을 해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비판을 한 것이지 미워서 그런 게 아니다"고 밝혔다. '여당 국회의원'이며 '나이도 젊은 분' 및 '재선, 3선이 아닌 초선'은 이날 청문회에 참석한 법사위 위원 가운데 김남국(나이 40세), 김용민(나이 46세) 의원 정도인데, 정황상 김남국 의원에게 시선이 향한 것.

▶이를 의식한듯 김남국 의원도 이들의 질의 및 응답이 종료된 후 입을 열었다.
그는 "서민 교수 등 참고인들은 후보자 검증과 관련된 내용을 문답하려고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조수진 의원이 질의한 내용을 보면 후보자의 도덕성이나 검찰총장으로서 자질, 검찰개혁에 대한 질문이 아니라 서민 교수의 '노사모' 활동 같은 질문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민 교수는 故(고) 노무현 전 대통령 팬클럽인 노사모에서 과거 활동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면서 "이렇게 무관한 내용으로 질의가 이어진다면 국민들에게도 송구한 일이다. 더구나 아무런 근거과 전문성 없이 참고인 입을 빌려서 문재인 대통령이나 시중에 떠도는 이야기를 한다면 적절한 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조수진 의원은 "서민 교수에게 물어본 것은 문재인표 검찰개혁에 대한 일반적인 눈높이이다. 누구나 질의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이어 김도읍 의원은 "서민 교수를 참고인으로 독단적으로 밀어붙인 것은 민주당이다"라고 지적하면서 "김오수 후보자가 누가 봐도 정치적 편향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 김오수 후보를 지명한 문재인 대통령의 인식에 대해 저희가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거들었다.
▶그런데 실은 김남국 의원의 역공도 있었다.
김남국 의원은 서민 교수에게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님과 화해는 하셨나"며 진중권 전 교수와의 현재 관계를 묻기도 했다.
서민 교수와 진중권 전 교수는 '조국흑서'로 알려진 책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 공동 저자이다. 그런데 진중권 전 교수는 지난 4월 9일 페이스북을 통해 서민 교수의 '이제 윤미향 잡으러 갑시다'라는 제목의 페이스북 게시물을 지적하면서 "선동가가 다 됐다. 서민 교수와는 같이 갈 수 없겠다. 여러 차례 고언을 드려도 멈추지 않는다면 할 수 없다"고 했고, 이에 대해 '결별 선언'이라는 해석이 나온 바 있다.
김남국 의원의 질의에 서민 교수는 "저희는 가족이 아니라 비즈니스 관계이다. 조국 흑서를 쓰고 인세를 나눠 받고 행복하게 헤어졌다"고 답했다. 이어 "(이후) 각자 활동하고 있었는데, 제가 하는 활동에 대해 (진중권 전 교수와)의견이 다를 수 있다. 그거야 얼마든지 그렇다. 큰 틀에서 정권 교체를 목표를 위해 같이 나가는 존재이기 때문에 저는 진중권 선생님을 존경한다고 지금도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남국 의원이 진중권 전 교수의 페이스북 글 내용을 인용, "진중권 전 교수님께서 (서민 교수를 향해)'선동가가 다 됐다' 이러한 표현을 쓰셨다"고 하자 서민 교수는 "제가 디테일에 약하고 선동을 많이 하는 경향이 있다. 저는 선동가라는 말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오히려 맞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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