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KBS 수신료 인상 의견 수렴 "전 국민 대상 아니라 200명 토론"

입력 2021-04-26 21:49:47 수정 2021-04-26 22:3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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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현행 2천500원에서 3천840원으로 53.6%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수신료와 관련, 앞서 양승동 KBS 사장이 밝힌대로 '국민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지만, 2천500명 대상 설문조사 및 200명이 토론을 하는 것에 그쳐 수신료를 납부하고 있는 다수 국민의 의견이 제대로 수렴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나타나고 있다.

▶KBS 수신료 조정안 공론화위원회에 따르면 KBS 인상안 관련 설문조사와 숙의토론이 곧 진행된다. 공론화위가 지난 20일 회의에서 결정한 것에 따르면, 오는 5월 22·23일 이틀 동안 온라인으로 수신료 인상안 숙의토론이 진행되는데, 이에 앞서 성인 2천500명을 대상으로 'KBS가 필요하다고 보십니까'와 'KBS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 등을 묻는 설문조사가 실시된다. 이어 2천500명 설문조사 참가자를 대상으로 숙의토론에 참가할 200명을 선발한다는 계획이다.

공론화위는 언론에 설문조사 결과, KBS가 필요하다고 보는 사람과 필요하지 않다고 보는 사람, KBS에 대해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 등을 골고루 숙의토론 참가자에 포함시키는 게 목적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숙의토론 참가자 선발에는 연령·성별·지역·직업 등도 고려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뽑힌 200명이 참가하는 숙의토론에서는 KBS의 공적 책무, KBS의 국민 신뢰 회복 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숙의토론 절차에 대해 '국민 의견'을 묻는다는 표현을 붙인 것에 대해서는 의문도 제기된다. 수신료를 납부하는 국민(또는 가정)이 인구의 상당수를 차지하지만 의견을 낼 수 있는 설문조사 및 토론에 참가할 수 있는 숫자는 2천500명 및 그 중 200명으로 극소수이기 때문이다.

또한 숙의토론 절차를 통해 나온 결론이 마치 전체 국민의 의사인 것처럼 다시 국민들에게 홍보되는 것은 물론, 수신료 인상안을 처리하게 되는 방송통신위원회 및 국회에 자료로 전해지는 상황이 예상되고, 그 사전 준비 작업이 숙의토론 절차가 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그래서 이번 숙의토론 절차에서 '인상'이라는 답을 정해 놓고 그 타당성을 묻는 게 아니라, 현재 다수 국민이 표명하고 있는 수신료 '유지' '인하' '폐지' 등 다양한 의견을 제대로 다룰지, 즉 숙의(熟議, 깊이 생각하여 충분히 의논함)할지 주목된다. 토론 결과가 인상은 물론 유지, 인하, 폐지 등도 될 수 있을지 여부다.

▶앞서 양승동 사장은 KBS 수신료 인상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이런 여론에 대해 바꿔야 할 대상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언급을 했다. 이번 숙의토론 절차의 취지를 엿볼 수 있다는 해석이다.

양승동 사장은 지난 3월 8일 자 KBS 사보에서 "'요즘처럼 수신료에 대한 여론이 안 좋은데 무슨 낙관?' 이런 의문이 들지도 모르겠다. 인터넷과 SNS 상에서 반응이 좋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며 "하지만 앞으로 '국민참여형 숙의민주주의 방식'으로 공론화 과정을 거치게 되면 국민적 여론이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국민참여형'이라는 표현을 썼으나 실상은 2천500명(설문조사) 및 그 중 200명(숙의토론)을 참여시키는 숙의토론 절차가 수신료 인상 사안만 다루는 폐쇄적 방식으로 진행될지, 아니면 인상을 포함한 다양한 답을 낼 수 있는 개방적 방식으로 진행될지 여부에도 관심이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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