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직물조합 이사장 "DTC, 쇄신에 쇄신 거듭해야 살아날 수 있다"

입력 2021-04-26 17:31:45 수정 2021-04-26 19:51:11

李 대구경북섬유직물공업협동조합 이사장 "비용 절감, 섬유박물관 투자"
"청소 경비 주차 용역 안줘 비용 10% 이상 절감"

이석기 대구경북섬유직물공업협동조합 이사장. 신중언 기자
이석기 대구경북섬유직물공업협동조합 이사장. 신중언 기자

"비용 절감에서부터 박물관 콘텐츠 확보, 경영구조 변화까지 쇄신에 쇄신을 거듭해야 합니다. 그래야 DTC가 살아날 수 있습니다."

26일 대구 중구 섬유회관에서 만난 이석기 대구경북섬유직물공업협동조합(이하 직물조합) 이사장은 매일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DTC) 운영 방침과 관련해 이처럼 밝혔다.

DTC의 새로운 민간 운영 기관으로 선정된 직물조합은 지난 1일부터 본격적인 수탁업무를 개시했다.

지난 2015년 개관한 DTC는 비즈니스 센터, 박물관의 기능을 결합한 시설로, 당초 지역 섬유산업의 상징과 수출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아직도 뚜렷한 존재감은커녕 대구시에 재정적으로 의존하는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6년이란 시간 동안 수렁에 빠졌던 DTC를 어디서부터 바로잡아야 할까. 이석기 이사장은 DTC의 막대한 시설 관리 비용을 줄이고 내실을 다지는 것부터가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청소·경비, 주차 관리 등에 시설 관리에 쓰이는 연간 약 9억원의 고정비용을 절감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이사장은 "지금까지 DTC는 대부분의 관리 업무를 외부 용역업체에 맡겨왔다. 그러나 용역업체들과의 계약이 끝나는 올 연말부터 해당 업무들은 조합이 책임지고 수행하려고 한다"며 "직물조합은 25년이 넘는 시간 동안 섬유회관 건물을 직영 방식으로 관리해왔다. 기존 관리비를 10% 이상 줄일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이석기 이사장은 직물조합이 DTC 관리를 도맡을 경우 연간 1억원 가량의 운영비를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허리띠를 졸라매 만든 돈은 DTC의 재정자립도를 제고하고 섬유박물관의 발전을 위해 활용될 방침이다.

대구섬유박물관 쇄신은 직물조합이 DTC를 운영하며 반드시 완수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섬유박물관이 구태의연한 전시만 반복하고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점은 매번 지적되던 문제다.

이 이사장은 "섬유산업의 최신 기술과 트렌드를 전시한다는 명목으로 만들어진 '미래관'조차 개관 이후 한 번도 리뉴얼된 적이 없다"며 "박물관은 미래 세대에게 영감과 배움의 터전이 돼야 하는데 부끄러울 따름이다. 대구시와 우리 조합이 나서서 반드시 책임지고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은 시작 단계이지만, 직물조합은 전문경영인 고용을 통해 DTC 책임경영체계 구축을 위한 첫발을 떼기도 했다. 직물조합은 지난 7일 공개채용을 통해 김대식 DTC 상무이사를 영입했다. 김 이사는 경영, 인사, 관리 등 DTC 전반에 대한 업무를 볼 예정이다. SK케미칼 섬유마케팅부, 신소재 사업팀, 감사팀 등에 20여 년을 근무한 경력이 있는 김 이사는 섬유 업계와 경영에 대한 이해도를 모두 갖췄다는 평이다.

이석기 이사장은 "그간 DTC가 기대에 걸맞지 않은 모습만 보인 것에 대해 지역의 섬유인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앞으로 체질 개선을 위한 시도가 계속될 것이다. DTC를 섬유업계뿐만이 아닌, 대구시민들이 인정하고 사랑하는 장소로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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