돗자리 깔고 배달음식, 야외 테이블 '편맥족' 만석

입력 2021-04-02 18:03:58 수정 2021-04-02 21:48:46

외부 활동 늘며 감염 위험 급증…관리자 "범위 넓고 괜한 다툼 소지"
다닥다닥 붙어앉고 일부틑 턱스크…실외 범위 너무 넓어 관리 어려움
방역당국 "시민 신고 위주 단속…과태료 부과보다는 계도에 초점"

화창한 날씨를 보인 2일 대구 북구 금호강 하중도 유채꽃단지에 노란 유채꽃이 활짝 펴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관계자는 올해 유채꽃단지는 별도의 축제 없이 개방되지만 마스크 착용, 2m 이상 거리두고 걷기 등 코로나19 예방 수칙을 준수해 줄 것을 당부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화창한 날씨를 보인 2일 대구 북구 금호강 하중도 유채꽃단지에 노란 유채꽃이 활짝 펴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관계자는 올해 유채꽃단지는 별도의 축제 없이 개방되지만 마스크 착용, 2m 이상 거리두고 걷기 등 코로나19 예방 수칙을 준수해 줄 것을 당부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지난 1일 오후 7시쯤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 캠퍼스 안 KNU 센트럴파크. 수업을 끝낸 대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돗자리를 깔고 배달음식을 시켜 먹고 있었다. 많게는 6~7명의 학생들이 한 돗자리 위에 앉아 있었고 대부분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았지만 제재하는 사람은 없었다.

기온이 올라 외부 활동이 늘면서 야외에서의 음식물 섭취 행위가 코로나19 방역 사각지대로 떠올랐다. 시설 외부의 경우 '5인 이상 모임 금지' 등 방역수칙 관리가 어려워 감염 위험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대구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닷새 간 하루 최고기온은 평균 20도에 달했다. 완연한 봄 날씨가 이어지자 사람들의 발걸음이 야외로 향하며 외부에서 음식과 음료 등을 먹는 사람도 늘고 있다.

하지만 다중이용시설 관리자들은 시설 내부와 달리 야외의 경우 방역 관리가 어렵다고 토로한다. 대구 중구 카페 직원 A씨는 "주문 받고 음료 만드느라 정신없는 상황에서 가게 안 손님들에게도 마스크 착용을 부탁드리기 버거운데 외부 테이블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다"고 했다.

외부에서는 테이블 간 거리두기도 무의미하다. '편맥족'(편의점에서 맥주 마시는 사람들)의 경우 일행이 아니더라도 옆자리에 앉아 맥주를 마시며 담배를 피우는 등 방역수칙이 무색하게 행동하기 때문.

대구 북구의 한 편의점 직원 B씨는 "서로 초면인 두세 명이 앉으면 테이블 간 거리가 가까워 사실상 일행과 다름없고, 가까이 앉아 각자 떠들어 대는데 방역이 될 리가 없다"고 했다.

공원, 유원지 등지에서 돗자리를 펴놓고 취식하는 경우가 많지만 시설 관리인들은 범위가 넓어 일일이 확인하기에 역부족일 뿐더러 괜한 다툼을 야기할 소지가 있어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두류공원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예전에 야외음악당에서 시민 6명이 돗자리를 펴놓고 떠들고 있길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며 경고했더니 욕을 하면서 자리를 떠났다"며 "청원경찰 11명이 상시 순찰을 돌지만 공원 자체가 넓어 단속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방역수칙 위반으로 적발해도 반발이 심해 과태료 부과보다는 계도 위주로 처리한다"며 "신고를 받고 현장에 나가면 모임이 끝난 경우도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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