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시내버스 승객 30%↓…코로나 감염 우려·배차 간격↑ 겹쳐

입력 2021-03-10 16:08:46 수정 2021-03-10 20:07:50

시내버스 이용승객 5년 연속 감소…간선버스 감소폭 더 커
도시철도 확장에 노선까지 조정되며 어려움

대구 시내버스 이용승객이 5년째 줄고 있다. 7일 오후 동대구역 버스정류장에서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대구 시내버스 이용승객이 5년째 줄고 있다. 7일 오후 동대구역 버스정류장에서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대구 시내버스가 시민들에게 외면받고 있다. 2015년 노선 개편 이후 줄곧 승객 감소를 겪던 시내버스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급격하게 추락하고 있다. 도시철도 중심으로 재편되는 도시 인구구조로 인해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예견된 일이다. 특히 수송인원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간선노선의 하락세가 가파르다.

10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 시내버스 이용 승객은 1억6천143만4천41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7% 줄었다. 코로나로 재택근무와 비대면 강의가 확산한 데다 감염 우려에 자가용 등 개인 교통수단 이용이 늘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코로나 변수를 배제하더라도 승객 감소가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2015년만 해도 2억6천400만 명에 달했던 승객은 노선개편 이후인 2016년 6.22% 감소했고, 2017, 2018년에도 각각 3.8%, 2.9% 줄었다.

버스 승객 감소는 간선노선의 부진 때문이다. 중·장거리를 오가는 간선이 도시철도와 경쟁에서 밀리면서 감소세가 본격화됐다. 향후 도시철도 엑스코선 개통, 3호선 혁신도시 연장, 4호선 트램까지 가시화될 경우 시내버스 역할이 더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남운환 대구시버스운송사업조합 전무는 "간선버스는 도시철도와 겹친다는 이유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다른 곳으로 노선을 바꿨다. 도시철도가 확장되면 버스 노선이 더 밀려날 것"이라면서 "대구 곳곳에 신도심이 생기면서 버스 노선이 분산돼 배차 간격이 늘어나 서비스 질이 나빠지고, 기사들의 근무 환경도 열악해졌다. 시민들의 발인 시내버스를 염두에 두고 대중교통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도시철도와 버스 역할을 재조정하는 등 대중교통 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웅기 대구경북연구원 연구위원은 "시내버스 교통수요는 노선 변경에 매우 민감한 구조다. 도시철도와 노선이 겹치더라도 거리나 개인 선호에 따라 시내버스도 충분히 수요를 가질 수 있다"며 "교통수요를 명확히 파악해 시내버스 노선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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