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대구 빛낼 감사한 일

입력 2021-03-08 05:00:00

정인열 논설위원
정인열 논설위원

대구로서는 다행한 일이 지난 2019년부터 일어나고 있다. 특히 대구의 독립운동사를 알고 이를 뒷날까지 이어 목숨 바친 선열의 값진 희생을 기리기 위해서라도 반갑기만 하다. 바로 1915년 8월 25일(음력 7월 15일), 당시 일본인이 신성히 여기던 대구 달성공원에서 결성된 비밀결사 (대한)광복회의 기억이다.

광복회는 국사 교과서에도 나왔지만 대구 사람은 이를 잘 몰랐다. 대구 약전곡몰에 상덕태상회란 곡물상을 위장한 본부를 두고, 국내 8도에다 중국 만주에까지 지부(지부장 김좌진 장군)를 두고 무장투쟁의 길을 연 1910년대 최대 독립운동단체라는 역사 평가 속 광복회 결성 100주년인 2015년에도 흔한 행사조차 대구에선 없었으니 말이다.

물론 광복회 총사령 박상진의 고향(울산)에서는 자료집 발간 등 기념행사로 옛일을 기렸지만 정작 대구 사람은 이를 잊었다. 다행히 이후 2017년 광복회 지휘장 우재룡의 아들(우대현)을 중심으로 민간의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가 꾸려지고 해마다 달성공원에서 갖는 조촐한 결성일 기리기로 그나마 대구 사람의 체면치레는 하는 셈이다.

무엇보다 지난 2019년 10월 1일 문재인 대통령이 대구에서 열린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대한광복회의 결성지'가 대구임을 자랑스레 국민에게 알렸다. 이어 2020년 8·15 광복절 권영진 대구시장도 '대한광복회가 창립된 곳'이 대구라면서 다른 대구의 독립운동 투쟁사를 말하며 '대구가 국권회복의 성지(聖地)'라고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지금까지 나라와 대구의 지도자가 역사 속 돋보인 활동을 남긴 (대한)광복회가 바로 대구에서 출범한 일을 국민과 시민 앞에 널리 당당히 전파한 일은 없었다. 특히 권 시장은 지난해 7월부터 불붙은 대구독립운동기념관 건립을 위한 시민 활동에 힘을 보태겠다는 의지까지 밝혔으니 남다른 일로 기억할 만하다.

지난해 광복절 권 시장은 '대구독립운동기념관 건립 사업도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다짐했다. 올 3·1절엔 '시민사회단체에서 추진되는 대구독립운동기념관 건립 사업도 대구시 차원에서 적극 뒷받침'을 약속했다. 대구 폄훼로 힘들고 지친 대구 사람의 자긍심을 높일 만한 일이 하나씩 이뤄질 날을 떠올리면 오늘 하루도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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