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사의를 표명하고 문재인 대통령은 이를 곧바로 수용했다. 여권의 중대범죄수사청 설립 추진에 대해 작심하고 반대 입장을 표명했던 윤 총장은 "이 나라를 지탱해 온 헌법 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다.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 앞으로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다하겠다"며 사의를 밝혔다. 윤 총장은 사임 후 거취를 밝히지 않았으나 대선전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윤 전 총장은 이재명 경기도 지사,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대선 주자 3강을 구축하고 있다. 한때는 지지율 1위까지 치고 올라가기도 했다. 현직 검찰총장이 강력한 대선 주자로 평가받는 것은 물론 바람직하지 않다. 윤석열은 직업 정치인이 아니고, 정권 획득을 목표로 활동하는 정당 소속인도 아니다. 정치 경험이라고는 전무하다. 그럼에도 대선 주자 지지율이 야권 1위다. 국민들은 그에게서 무엇을 기대하고, 무엇을 바라는 것일까.
윤 전 총장이 살아온 인생과 4일 사의 표명 때 강조한 '정의와 상식'에 답이 있을 것이다. 검사로서 윤 전 총장은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며 "어느 편이냐?"고 묻는 대신 "죄가 있느냐, 없느냐"만 따졌다. 내로남불이 판을 치고, 살아 있는 권력이면 예사로 죄사함을 받는 현실에 국민은 분노하고, 그 분노를 해소할 인물이 윤석열이라고 평가하는 것이다. 3일 대구 방문에서도 윤 총장은 '지능화, 조직화된 부패 처벌, 힘 있는 자의 범죄에 대한 단호한 처벌, 민주주의, 법치주의 수호' 등을 강조한 바 있다.
검사 경력이 인생 경력의 거의 전부인 검찰총장이 복잡다단한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생각한다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면 살아 있는 권력이 선거에 개입하고(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혐의), 자기들 입맛대로 정책을 펴기 위해 경제성을 조작하고(원자력발전소 경제성 조작 혐의), 힘 있는 자들이 금융 범죄(라임·옵티머스 사건)를 저지르고도 여태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는 대한민국은 합리적인가. 현 정권에 호의적인 판사가 정권 관련 재판을 맡도록 하는 법원 인사는 합리적인가. 국민들에게 거짓말하고, 권력의 비위를 맞추는 대법원장이 자리를 지키며 권한을 행사하는 것은 합리적인가. 동일한 검찰을 두고 전 정권을 수사할 때는 '정의로운 검찰'이라 하더니 자신들을 수사하니 '적폐 검찰'로 찍어 누르고 징계하고, 공중분해하려는 권력은 합리적인가?
작금의 '윤석열 현상'은 공정과 정의에 대한 국민들의 희망 찾기이자, 살아 있는 권력의 불공정과 불의에 대한 국민 저항이다. 현직 검찰총장을 정치로 내모는 정권의 민주주의와 법치 훼손은 어처구니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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