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비디오 판독, 두 번 번복하면 '한번 더'

입력 2021-02-09 16:40:38 수정 2021-02-09 19:51:11

지난 시즌 비디오판정 번복률 27%…잘 쓰면 '약'된다

KBO 심판. 연합뉴스
KBO 심판.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4일 수원에서 열린 LG트윈스와 kt위즈의 경기에서 LG가 6대7, 1점차로 뒤지고 있던 8회초 1사 1, 2루에서 LG 정근우가 친 타구가 3루 베이스 옆으로 빠지자 심판은 파울을 선언했다.

LG는 억울했지만, 이미 비디오판독 요청 횟수 2차례를 소진해 더는 이의를 제기할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오심 가능성이 제기돼 심판진이 비디오판독과는 무관하게 이를 논의, 파울은 적시 2루타로 번복됐다.

이 안타로 동점을 만든 LG는 이날 13대8로 승리했다.

당시 류중일 LG 감독은 "비디오판독 요청 횟수를 모두 쓴 뒤 애매한 상황이 다시 있을 수 있다. 심판이 잘 볼 수 없는 영역은 2심이든 3심이든 서로 합의해 정심으로 번복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런 판정 횟수 확대 필요성에 한국야구위원회가 올해부터는 매 경기 팀당 2차례이던 비디오판독 기회를 조건부로 추가하기로 했다. 지난 8일 KBO는 이사회를 열어 올 시즌부터 두 번의 비디오 판독 시도에서 모두 기존 판정이 번복된 팀에게는 추가 판독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판정 번복 여부와 관계없이 판독 신청을 2번만 할 수 있었고 이를 모두 소진하면 정규이닝에서는 추가 신청을 할 수 없었다. 다만 연장전에 들어가면 구단당 1번의 기회가 더 주어졌었다.

이 같은 결정은 심판 판정 논란을 줄이고 정확성을 높이기 위함인데, 이를 잘 활용하면 이제는 '약'이 되는 것이다.

KBO는 이에 앞서 올해부터 비디오판독 대상도 ▷3아웃 이전 주자의 득점 ▷주자의 누의 공과 ▷주자의 선행주자 추월 ▷태그업 상황 등 4개 항목을 추가했다.

비디오판독 기회와 대상 범위 확대는 2017년 비디오판독 제도가 도입된 이후 꾸준히 주장돼왔다.

KBO리플레이센터에 따르면 지난 시즌 정규리그 기준 비디오판독은 모두 791건이 요청됐고 이중 216건(27.31%)이 번복됐다.

KBO 관계자는 "지난 시즌 시작 전 이사회에서 심판재량 비디오 판독권을 한 시즌 만에 폐지하는 등 비디오판독에 대한 규정을 지속적으로 개정해오고 있다"며 "오심 논란을 줄이고 기록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에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KBO는 리그 전 경기 비디오판독 운영을 대행할 업체 입찰을 22일 시작한다. 선정 업체는 판독 영상 시스템 관리와 판독 정확도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KBO 자체 카메라 렌털과 설치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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