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만 남은 동물 사체도…코로나 장기 휴장에 벌어진 '동물원의 비극'

입력 2021-02-03 17:34:37 수정 2021-02-03 21:01:38

대구시 '동물단체 의혹 제기' 조사
"물·사료 안주고 인근 야산에 방치"…동물원측 "학대는 결코 없어" 반박

대구 달성군 주암산 자락에 있는 한 동물원에서 발견된 동물의 뼈. 변선진 기자
대구 달성군 주암산 자락에 있는 한 동물원에서 발견된 동물의 뼈. 변선진 기자

이곳 동물원 염소 모습. 동물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가 이 동물들이 거의 방치된 상태였다며 동물학대 의혹을 제기했다. 변선진 기자
이곳 동물원 염소 모습. 동물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가 이 동물들이 거의 방치된 상태였다며 동물학대 의혹을 제기했다. 변선진 기자

대구 달성군 주암산 자락에 있는 한 동물원에 있는 동물들이 오랜 시간 방치됐다는 학대 의혹이 제기돼 대구시와 환경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시민단체는 "동물들에게 먹이를 제대로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고, 동물원 측은 "경영상 문제가 있지만 학대는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동물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는 3일 "동물원 휴장 이후 국제적 멸종위기동물인 원숭이를 포함해 낙타와 라쿤, 농장동물인 양, 염소, 거위 등을 거의 방치한 채로 물과 사료를 제대로 공급하지 않았다"며 "인근 야산에 방치된 토끼와 양, 염소 때문에 주변 주민이 민원을 제기했고, 제대로 사육·관리하기 힘들어지자 죽인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곳 동물원에 남아 있는 낙타 모습. 변선진 기자
이곳 동물원에 남아 있는 낙타 모습. 변선진 기자

동물원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기, 수도가 끊겨서 일부 문제가 발생했지만 학대는 결코 없었다"고 했다. 이곳 동물원은 하청업체가 위탁 관리하고 있다. 전기, 수도가 끊긴 뒤 실내 양육 동물은 보호를 위해 다른 동물원으로 옮겨간 상태다. 하지만 낙타와 양, 원숭이, 멧돼지, 거위 등은 아직 이곳에 그대로 남아있다.

대구시 환경정책과 담당자는 진상조사에 나섰다. 시는 코로나로 휴업이 길어지면서 경영이 악화된 상황을 염두에 두고 시설 개선 사항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대구환경청은 멸종위기보호종 관리가 부적절하다면 조치를 취하겠다는 방침이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