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부산시장 선거전 앞두고 '진흙탕 포퓰리즘'

입력 2021-02-02 17:35:23 수정 2021-02-02 21:08:14

與, 초대형 국책사업까지 퍼주기 정책 일관
비용추계조차 없이 가덕도 신공항 밀어붙여
野, 보수정부서 두 차례 폐기했지만 뒤집어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오전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전망대를 찾아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들과 함께 가덕도 신공항 예정 부지를 둘러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부산을 찾아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오전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전망대를 찾아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들과 함께 가덕도 신공항 예정 부지를 둘러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부산을 찾아 '가덕도 신공항'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에서 두 번째)가 21일 오후 부산 강서구 대항전망대에서 가덕도신공항 예정지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에서 두 번째)가 21일 오후 부산 강서구 대항전망대에서 가덕도신공항 예정지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 가덕도 신공항 사업을 둘러싸고 정치권이 포퓰리즘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여당은 초대형 국책사업까지 퍼주기 정책으로 일관하고, 제1야당은 과거 스스로 폐기했던 가덕도 신공항을 부활시키며 경제와 정책에 유능한 정치세력이라는 이미지를 상실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이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킬 예정인 '가덕도 신공항 건설촉진 특별법'에는 첨부가 원칙인 비용 추계서가 없다.

비용 추계를 담당하는 국회예산정책처는 미첨부 사유서에서 "현시점에서는 공사의 구체적인 규모 등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적시했다. 다시 말해, 예상 사업비를 계산하지 않은 채 막무가내로 가덕도 신공항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초대형 국책사업마저 국가재정에 대한 고민 없이 추진되면서 최근 국회에서는 '목소리 큰 놈이 이긴다'는 속담을 빗대 '간 큰 놈이 이긴다'는 말이 회자하고 있다. 재정은 화수분과 같아서 통 크게 쓰겠다는 쪽이 선거에서 이긴다는 의미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 의원은 "비용 추계가 없는데 가덕도 신공항을 어떤 규모로 어떻게 건설할 수 있느냐. 4·7 보궐선거가 아무리 급하다더라도 공항까지 퍼주기 정책을 쓰는 것은 나가도 너무 나갔다"고 했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도 선거를 겨냥한 표퓰리즘 진흙탕에 뛰어든 건 마찬가지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일 부산을 방문해 "국민의힘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적극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과거 집권 당시 두 차례나 가덕도 신공항 사업을 폐기했음에도 4·7 보궐선거를 앞두고 발등에 불이 떨어지자 돌연 입장을 뒤집은 것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1년엔 동남권 신공항 입지를 두고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가 경쟁했지만, 양쪽 모두 경제성 부족으로 최종 백지화됐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엔 ADPi(파리공항공단)에 용역을 맡긴 결과 김해공항 확장안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밀양이 2위, 가덕도가 3위였다.

국민의힘이 가덕도 신공항 사업을 적극 지지한다는 당론을 정함에 따라, 2010년대 보수정부가 동남권 신공항 갈등 해결을 위해 기울였던 노력들을 일거에 증발시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경북의 한 의원은 "우리도 포퓰리즘에 가세한 마당에 앞으로 정부여당을 어떻게 비판할 수 있겠나"라며 "더 큰 문제는 보수정당인 국민의힘이 경제와 정책만큼은 유능하다는 국민들의 인정마저도 잃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전재수 의원이 26일 국회 의안과에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전재수 의원이 26일 국회 의안과에 '가덕도 신공항 건설 촉진 특별법'을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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