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학교급식 독식 개선?…내년부터 공개 경쟁

입력 2020-11-19 17:14:53 수정 2020-11-19 22:16:06

의회 심의, 계약기간 단축, 회계감사 등 단서조항 지켜야
현재로선 새로 투자할 업체 없어…서포항농협 재선정 유력하지만
계약기간 줄이고 회계감사 '견제'

서포항농협이 8년째 독점을 이어오고 있는 포항시학교급식지원센터. 매일신문DB
서포항농협이 8년째 독점을 이어오고 있는 포항시학교급식지원센터. 매일신문DB

경북 포항시 학교급식의 특정기업 독식(매일신문 7월 1일 자 등)이 개선될지 주목된다.

포항시의 학교급식지원센터 민간 위탁운영 동의안이 지난 17일 포항시의회 심의를 통과하면서 내년부터는 공개경쟁을 통해 수탁자가 정해질 예정이다. 현재로선 당장 100억원을 새로 투자할 업체가 없다는 점에서 지난 8년 동안 사업을 독식해 온 서포항농협이 다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는 게 포항시 설명이다. 계약 기간을 3년에서 2년으로 단축했고, 외부 용역을 통한 회계감사 등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그간 회계감사를 건너뛰는 등 '깜깜이 운영'으로 지난해에만 35억원의 이득을 남긴 서포항농협을 견제하겠다는 의미다.

여기에다 친환경급식지원 심의위원(이하 심의위원)들의 활동을 활성화해 급식과 관련한 의사결정을 보다 다각화한다. 포항시는 급식행정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고, 수익발생분에 대한 회계감사와 분기별 물품 구매내역도 꼼꼼히 챙기기로 했다.

서포항농협은 2012년 포항급식센터 건립 당시 토지를 제공하고 전체 공사비 20%인 2억6천만원을 부담했다는 이유로 포항시 관리감독을 피해왔다. 서포항농협이 아니면 당장 급식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점을 노린 셈이다.

포항시는 2015년 흑자로 돌아선 이후 늘어난 급식납품 영업이익에 대한 회계감사는 '영업비밀'이라는 서포항농협 주장을 받아들여 더 이상 묻지 않기로 했다. 또 위탁업체 공개경쟁 등의 절차는 계약이 끝나는 내년 3월 이전에 진행하기로 했다.

한 심의위원은 "급식 등 비영리사업을 통해 얻은 수익은 최소화하는 게 맞다. 돈이 학생들이 아닌 특정업체의 배를 불리는 데 쓰이지 않도록 철저한 회계감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포항시의회 한 의원은 "계약갱신 시 급식 민간위탁 운영과 관련한 의회 동의 절차를 한 번도 진행하지 않은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앞으로 급식운영이나 수탁기관 선정에 있어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의회의 감시역할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한편 서포항농협은 포항 급식납품을 독점하며 민간위탁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계약을 자동갱신하는 등 깜깜이 운영을 일삼았다. 최근 경북도 감사에서 이 같은 내용이 확인됐고, 포항시청 공무원들은 관리감독 미흡으로 징계(훈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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