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대지진 이전 '회복'…경산, 수성구 인근만 급등
구미 '주춤', 김천혁신도시 '소폭 상승'…안동은 '숨고르기'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부지 선정, 정부의 전·월세 대책 등 대형 이슈가 잇따르면서 경북지역 부동산 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김천혁신도시에선 전·월세 물량이 사라졌고, 통합신공항 수혜를 누리던 구미는 하반기 들어 주춤하는 모양새다. 반면 지진으로 얼어붙었던 포항은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고, 대구와 인접한 경산은 정부 정책에 따른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또 경북도청 신도시는 정체 국면, 안동 구도심은 숨고르기 중이라는 게 부동산 업계의 평가다.
◆구미 통합신공항 기대, 김천 소형 중심 매매 전환
구미는 올해 초부터 통합신공항이 군위·의성에 들어설 것이란 기대 속에 양포동과 산동·장천·해평면 일대 아파트와 땅값이 치솟았다.
지난해에는 아파트 분양이 저조했지만 수도권 투자자들이 자금을 앞세워 아파트 매입에 나서 프리미엄이 5천만~1억원까지 올랐다. 다만 프리미엄은 하반기 들어 주춤하고 있다. 구미시에 따르면 아파트 미분양은 지난해 연말 700여 가구에 이르렀지만 현재는 300여 가구로 줄었다.
반면 땅값은 아직까지 뛰고 있다. 부동산 관계자는 "통합신공항과 15분 거리에 있는 산동면 백현리 일대 산이 평당 5천원에서 지금은 1만원대로 올랐다"며 "앞으로도 이 일대 땅값은 더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미 부동산 가격 상승은 통합신공항 배후도시라는 기대감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달 4일 원평동 원평1구역 주택재개발사업을 통해 짓는 C아파트 1순위 청약에 무려 1만8천568명이 몰렸다.
구미시는 통합신공항 배후로 발전하기 위해 신공항전략TF팀을 구성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통합신공항과 연계한 분야별 핵심과제를 발굴·추진해 구미를 국제 물류허브로 조성할 계획이다.
김천혁신도시는 최근 전·월세가 자취를 감추면서 아파트 거래가격이 소폭 올랐다. 수요는 여전하지만 물량이 사라지자 전세 수요자들이 매매에 나서면서 소형 평형 중심으로 500만~2천만원 뛰었다. 대형 평형은 분양물량이 적었던 탓에 3억원이던 40평대 A아파트가 최근 4억3천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월세는 찾아보기 힘든 형편이다. 분양이 되지 않아 전세 임대 중이던 B아파트는 전세 입주 대기자가 40여 명에 달한다. 공실이 많았던 오피스텔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월세도 대부분 올랐다.
혁신도시 내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전·월세 씨가 마르자 일부 공공기관은 숙소로 사용하던 아파트 계약 연장이 되지 않아 구미 봉곡동 등으로 옮기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회복세' 포항, '양극화' 경산
지진으로 30% 이상 곤두박질쳤던 포항 아파트 값은 올 들어 상승세를 타고 있다. 대형 건설사가 지은 신규 아파트 중심으로 가격대가 급상승했고, 최근에는 지진 발생 이전 가격대 회복을 넘어서 고점을 찍고 있다.
이는 포항지진이 지열발전소 운영에 따른 촉발지진으로 밝혀지면서 아파트 시장이 신뢰를 되찾은 덕분으로 풀이된다. 낮은 금리에 투자처를 찾지 못한 수도권 투자세력이 포항 아파트를 대거 사들이며 가격을 끌어올린 측면도 있다. 지진 이후 신규 아파트 공급이 없었다는 점도 가격 상승 요인이다.
포항 부동산 업계는 새 아파트가 소비자에게 공급될 때까지 향후 3, 4년간은 아파트 가격이 소폭 상승 내지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 말부터 포항에 순차적으로 예정된 신규 아파트 분양 물량은 2만4천여 가구에 이른다. 이들이 모두 완공되는 2024, 2025년이 되면 기존 아파트 가격 하락이 나타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포항 건설업계 관계자는 "2018년부터 아파트 신규 공급이 전부 끊긴 데다 외지 투기세력이 몰리면서 포항 아파트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치솟고 있다"며 "신규 아파트가 소비자들에게 본격 공급되기 전까지 아파트 가격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앞으로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신규 아파트는 가격을 유지할 수 있겠지만 나머지는 공급 과잉의 늪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산 부동산 시장은 인접한 대구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대구 수성구와 경계지역으로서 생활권이 같은 중산동 등은 풍선효과로 수요자가 몰려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하양읍 등 다른 지역은 미분양 물량이 많이 남아 있는 등 양극화가 뚜렷하다.
경산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대구 수성구와 달리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고 대출 자격요건이 까다롭지 않다. 취득세 등 각종 세금 부담이 덜해 일부 지역은 아파트 거래가 늘고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경산 중산동 D아파트 1차 전용 84㎡의 최고 거래가격은 10월 5억2천500만원, D아파트 2차는 5억5천만원, E아파트는 5억3천만원에 달했다. 이는 분양가격보다 1억6천만~2억3천만원가량 오른 수준이다.
거래량도 많이 늘었다. 부동산114자료에 따르면 중산동에서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이뤄진 매매거래는 총 33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01건) 보다 1.7배 증가했다.
반면 경산 다른 지역은 아파트 분양이 저조했다. 지난 8월 하양택지지구에서 공급된 모 아파트는 전용면적 59㎡ 489가구에 대한 특별공급 청약률이 2%, 1·2순위 일반공급에서도 615가구 중 96명만 신청(청약률 15.6%)하는 등 낮은 청약률을 기록했다.

▶'정체' 도청신도시, '숨고르기' 안동
경북도청 신도시 아파트 시장은 정체된 분위기다. 부동산 투자지로서 가치가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 수요가 적다 보니 부동산 가격은 오르지도 떨어지지도 않는 상태다.
2017년 준공된 G아파트 2차(84㎡ 기준)의 올해 최고 거래가는 2억7천100만원, 2018년 최고 거래가는 2억6천400만원이다. 2019년 준공한 H아파트(84㎡ 기준)의 최고 거래가는 올해 2억5천700만원, 지난해 2억5천900만원이다. 입주 초기 매매가와 현재 가격에 큰 차이가 없다.
이 추세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대구 등 대도시에서 직장을 따라온 이들이 상당수 거주하지만 정부 부동산 정책으로 '똘똘한 한 채'만 남기기 위해 신도시 아파트를 처분할 요인이 커서다.
신도시 2단계 개발사업이 진행 중이어서 주택 공급도 잇따를 예정이다. 신도시 한 주민은 "직장 때문에 신도시 아파트를 매매해 혼자 사는데 정부 규제로 가족이 사는 대구 아파트는 남기되 신도시 아파트는 팔려고 내놨다. 아파트가 팔리면 월세나 전세로 들어갈 계획"이라고 했다.
안동시는 도청신도시 조성으로 인구 유출 현상을 겪은 뒤 부동산 시세가 하락했지만 최근 반등 후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안동시가 인구 감소 방지 대책을 꾸준히 내놓고 있고, 신도시로 이사갔던 이들이 편의시설 등을 이유로 구도심으로 되돌아오는 일이 잦아서다.
다만 신도시 조성 호재에 힘입어 구도심에 조성됐던 신규 아파트들은 준공 후 입주를 시작해 오래된 아파트의 공실률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신규 아파트도 미분양률이 이전보다는 늘어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안동 구도심 내 호재는 올해 말 송현동으로 이전할 안동역 신축역사이다. 열차 운행을 시작한다면 서울·울산 등이 1시간대로 단축된다. 특히 안동시가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도청신도시 직통도로, 안동역 구역사 부지 개발사업이 시행되면 부동산 경기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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